경남도의회 김순택 의원(국민의힘·창원 15)이 3일 경남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고령친화도시 포럼’ 지정토론자로 나서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정책 대전환을 촉구했다.
포럼은 경남연구원 주관으로, 지방정부가 고령친화도시를 어떻게 설계할지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학계·연구계 전문가 6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토론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활동적 노화(active aging)’ 개념을 소개하며 “단순 수명 연장이 아닌 건강 유지, 사회 참여,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활동적 노화는 ▲보건 서비스 ▲주거 환경 ▲사회적 참여·연대 ▲교육·문화 접근성 등 여덟 가지 영역이 균형을 이룰 때 실현된다. 김 의원은 “현재 경남의 정책 포트폴리오는 소득·돌봄 지원에 편중돼 있어 교육·문화·안전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경남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65 세 이상 1인 가구의 37 %가 주 1회 이상 고립감을 느끼고, 29 %는 가까운 슈퍼마켓까지 왕복 30분 이상이 소요돼 ‘식품사막’ 문제도 심각하다.
실제 경남은 2025년 5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72만 명으로 전체의 22.4 %를 차지한다. 남해·합천·의령 등 6개 군 지역은 고령화율이 45 %를 넘어 ‘초(超)초고령’ 단계에 진입했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돌봄 공백과 의료·교통 접근성 저하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그간 경남도는 고령자 관련 조례 39건, 1조 8,000억 원 규모 노인복지 예산을 편성해 왔다. 대표 브랜드 ‘무사고(無四苦) 효경남’ 아래 ▲찾아가는 통합돌봄버스 ▲노인일자리 8만 개 ▲경남도민연금 등이 추진 중이다.
다만 김 의원은 “사업별로 주관 부서가 흩어져 있고, 시·군 여건 차이로 서비스 품질이 달라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노인일자리 참여율은 도시 지역 42 %, 군 지역 28 %로 격차가 컸다.
이날 김 의원은 정책 대전환을 위한 다섯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경남형 고령친화도시 중장기 종합계획’(2026~2035)을 수립해 분야별 목표와 지표를 통합 관리할 것. ▲복지·보건·문화·도시계획 부서가 참여하는 ‘고령친화도시 추진단’을 신설해 예산·사업 조정을 일원화할 것. ▲시·군 맞춤형 지원 모델을 도입해 농어촌 지역에 이동식 복지관·스마트 건강관리 플랫폼을 우선 배치할 것. ▲노인 당사자를 ‘정책 공동 설계자’로 참여시켜 마을계획단·시니어 의제 발굴단을 운영할 것. ▲초고령사회 대응기금을 조례로 설치해 담배소비세·레저세 일부를 재원으로 적립할 것을 제안했다.

해외 사례도 언급됐다. 일본 도야마시는 고령자 밀집 지역에 트램과 소형 거점병원을 연결하는 ‘콤팩트 시티’ 모델을 도입해 노인 외래 진료 이동 시간을 35 % 단축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는 ‘시니어 카드’ 사용처를 민간 버스·택배·문화시설까지 확대해 연간 2억 호주달러의 고령자 소비를 견인했다. 이에 김 의원은 “경남도 초고령사회 대응기금이 설치되면 이러한 해외 모델을 속도감 있게 이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에 동석한 서울시복지재단 하석철 연구위원은 “서울은 ‘스마트 돌봄 플러그’ 사업으로 고독사 위험을 5년간 28 % 줄였다”며 ICT 기반 고독사 예방 시스템을 제안했고, 부산연구원 이재정 선임연구위원은 “도시·농촌 복합 광역단위가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사례가 없다”며 경남도의 선도적 역할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고령친화도시는 특정 세대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모든 세대를 위한 안전망”이라며 “도의회가 예산·조례·감시 기능을 총동원해 초고령사회 패러다임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연구원은 이번 토론 내용을 반영해 올 10월 ‘경남 고령친화도시 로드맵(안)’을 발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