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를 포기한 결정 이후, 대검찰청 내부에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 사법연수원 29기)을 향한 책임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10일 대검찰청 부장검사와 과장, 검찰연구관 등 주요 간부들이 잇달아 노 대행에게 결정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공식설명을 요구했다. 일선 검사장 18명과 고참 지청장 8명, 법무연수원 교수들까지 입장문을 내며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대검 소속 연구관들은 입장문에서 “차장님 책임하에 중앙지검·법무부와 협의해 결정했다고 했지만, 각 기관의 입장과 사실관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공소유지 의무를 스스로 포기한 결정에 대한 명확한 경위와 책임 있는 거취 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열린 대검 간부회의에서도 일부 부장검사는 노 대행에게 사퇴를 직접 권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장검사급 과장들도 노 대행을 찾아 항소 포기 지시의 배경과 향후 입장을 요구했다.
일선 지검장들도 내부망 ‘이프로스’에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구체적 경위와 법리적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특히 박재억 수원지검장,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 박영빈 인천지검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주요 지청장 8명도 “충분한 설명이 없다면 검찰의 존재 이유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는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일당 1심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등은 배임 등 혐의로 징역 4∼8년을 선고받았으나 일부 무죄가 선고되면서 중앙지검은 항소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대검 수뇌부는 법무부 의견을 들은 뒤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노 대행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 모두 해명에 나섰다.
노 대행은 “중앙지검장과 협의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했으나, 정진우 중앙지검장은 “설득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고 밝혀 입장 차를 드러냈다. 정 장관은 이날 “항소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지침을 준 바는 없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라는 정도의 의사표현이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단순 사퇴 보다 외부개입 여부와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한 설명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검사장은 “외압이 있었다면 단순한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 경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