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회 김순택 의원(창원15·국민의힘)이 초고령사회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고령 농아인의 권리 보장과 맞춤형 지원체계 강화를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건의안은 고령 농아인을 단순한 노인복지나 장애인복지의 부속 대상이 아니라, 별도의 정책 설계가 필요한 독립적 지원 대상으로 규정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한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경상남도의회는 앞서 지난 2월 보도자료에서도 고령 농아인의 고립 위기와 맞춤형 지원센터 구축 필요성을 공식 제기한 바 있으며, 이번 안건은 4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431회 임시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이 사안이 중요한 이유는 고령 농아인이 단순히 ‘나이가 많은 청각장애인’으로 묶이기 어려운 집단이기 때문이다. 노화에 따른 돌봄 수요와 장애에 따른 의사소통 지원이 동시에 필요한데도, 실제 제도는 노인복지와 장애인복지가 분절적으로 운영돼 현장에서 공백이 생기기 쉽다. 경상남도의회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경남의 등록 농아인(청각·언어장애) 3만455명 가운데 약 81.8%가 65세 이상으로 파악됐고, 김 의원은 이를 근거로 고립과 고독사 위험까지 거론하며 공공 돌봄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했다. 결국 이번 건의안은 복지 확대를 넘어, 고령 농아인의 의사소통권과 정보접근권을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를 묻는 행정·인권 의제로 읽힌다.

경상남도의회 김순택(창원15·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초고령사회 속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고령 농아인의 권리 보장과 맞춤형 지원체계 강화를 촉구하기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경상남도의회 김순택(창원15·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초고령사회 속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고령 농아인의 권리 보장과 맞춤형 지원체계 강화를 촉구하기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건의안에는 고령 농아인을 독립적인 정책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의료·복지·돌봄·행정 등 공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수어통역사 배치와 문자·시각 정보 제공을 제도화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상담과 돌봄 연계, 자조모임, 문화·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고령 농아인 쉼터 또는 지원센터를 지역별로 구축하자는 제안도 포함됐다. 김 의원이 지난 2월 5분 자유발언에서 제시한 방향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그는 지역별 지원센터 구축, 여가·돌봄 시설의 수어 접근성 개선, 고령 농아인 사회적 고립 예방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대정부 건의 추진을 구체 과제로 제시했다.


정책 필요성은 수어 활용 실태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의 2023년 ‘한국수어 활용 조사’ 결과를 보면,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은 수어통역이 가장 필요한 영역으로 의료기관 이용을 가장 많이 꼽았고, 병원에서 가장 원하는 의사소통 지원 역시 수어가 가능한 직원 배치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 농아인에게 의료 접근이 곧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의 공공서비스 체계가 언어 접근성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고령층일수록 병원과 행정기관, 돌봄서비스 이용 빈도가 높다는 점에서 수어통역과 시각정보 지원은 선택적 편의가 아니라 기본 서비스에 가까운 성격을 띤다.

 


김순택 의원은 “고령 농아인의 문제를 단순히 복지 대상을 한 줄 더 늘리는 수준으로 보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며 “이들은 청력이 약해진 노인이 아니라 수어를 사용하는 언어·문화적 주체이고, 따라서 의료와 행정, 돌봄 체계 역시 그 언어에 맞춰 다시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고령사회에서는 돌봄의 양보다 접근의 방식이 더 중요해질 수 있는 만큼, 국가가 고령 농아인의 의사소통권과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지원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건의안은 고령 농아인을 둘러싼 정책 사각지대를 공론장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다만 실제 변화로 이어지려면 선언적 촉구에 그치지 않고, 의료기관과 복지관, 요양시설, 행정기관에서 수어 기반 소통 지원을 어떻게 상시화할 것인지 구체적 실행 로드맵이 뒤따라야 한다. 4월 제431회 임시회 심의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 정비와 함께 광역·기초지자체가 지역별 지원 거점을 얼마나 촘촘히 만들 수 있는지가 고령 농아인 정책의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편집자가 AI 기술을 활용하여 데스킹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