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가 오는 6월 29일로 예정됐던 ‘대한민국 민주주의전당’ 개관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개관을 앞두고 전시 콘텐츠 부족과 자문위원 구성에 대한 논란이 잇따르면서, 시는 시범 운영 기간을 연장하고 전반적인 보완 작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모습 (창원시 제공)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모습 (창원시 제공)

창원시는 지난 2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더 나은 콘텐츠 구성과 시민 눈높이에 맞는 운영을 위해 개관식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관람객 의견 수렴과 내부 점검을 통해 전당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시범 운영은 당분간 유지된다.

개관 연기의 가장 큰 배경 중 하나는 자문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정치적 편향’ 논란이다. 일부 위원으로 보수 성향 인사들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은 “민주주의전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인물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자문위 구성 과정에 어떠한 소통이나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자문위원 명단의 재검토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전시 콘텐츠의 부실함 역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내부 전시물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와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전시는 ‘단편적이고 형식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창원시는 전문가 자문을 받아 전시 기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자료의 구체성과 전달력을 보완할 계획이다.

비록 정식 개관식은 연기됐지만, 현재 진행 중인 시민 대상 프로그램은 그대로 운영된다. 창원시는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민주주의 체험 교육을 비롯해, 독서회와 음악회 등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장 설문조사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당초 개관식은 1987년 6·29 민주화 선언일을 기념해 마련됐지만, 이번 연기로 인해 상징성이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창원시는 새로운 개관 일정을 시민 공감대와 역사성 회복을 전제로 신중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아쉬움이 크지만 완성도 있는 공간으로 시민들 앞에 다시 서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충분한 내부 정비 후 재개관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전당’은 원래 문재인 정부 시절 국립시설로 기획됐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비 지원이 중단되면서 창원시가 독자 운영하는 구조로 변경되었다. 

이로 인해 전당의 공공성과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는 단순한 기념 공간이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성찰하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열린 공론장”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적 중립성과 역사적 진실에 기반한 콘텐츠 재구성을 요구하며, 창원시가 책임 있는 자세로 전당 운영에 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앞으로 창원시가 민주주의전당의 콘텐츠를 어떻게 보완하고, 시민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 나갈지에 대해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