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회 유보통합 추진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11월 24일 의정회의실에서 현장관계자 의견 청취 간담회를 열었다. 노치환 위원장을 비롯해 특위 위원, 경남사립유치원연합회 임경순 회장, (사)경남어린이집연합회 박춘자 회장, 도 및 도교육청 관계자가 참석했다. 간담회는 현장의 애로와 제안을 직접 듣고 정책 개선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현장 발언은 요구가 분명했다. 임경순 회장은 “영아와 유아의 시설혼합의 문제 해소”를 강조하며 “영아에게는 학교보다는 가정의 형태에 가깝게 보육을 전담으로 하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권을 인정”하고 “어린이집과 동등한 금융채무의 인정”을 요구했다. 박춘자 회장은 “유보통합 이후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동등한 수준의 재정지원”과 “영유아 연령별 교육·보육 비용 지원의 체계화”를 주장했다. 노치환 위원장은 “유보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실질 개선을 약속했다. 발언은 그대로 기록됐다. 

경상남도 유보통합 추진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 위원장 노치환)는 유보통합 추진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정책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4일 현장 관계자 의견 청취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경상남도의회 제공)
경상남도 유보통합 추진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 위원장 노치환)는 유보통합 추진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정책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4일 현장 관계자 의견 청취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경상남도의회 제공)

영아 보육 형태에 관해서는 소규모·가정형 보육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연구와 기관 보육의 발달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가 병존한다. 가정어린이집은 0~2세 영아의 밀착 보육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고, 기관 이용이 영아의 운동·언어·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이라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통합 모델 설계에서 영아 전담성, 반 규모,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을 어떤 기준으로 잡을지에 대한 근거 제시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재정이다. 현행 체계에서 기관 유형별로 부모 부담과 단가가 다르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사립유치원 재원 가정의 추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고, 급식 지원 단가 등에서도 격차가 존재한다는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통합 이후 “동등한 수준의 재정지원”을 구현하려면, 어떤 항목을 표준화하고 어디까지를 무상 범주로 둘지 명확한 합의와 수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통합 간판 아래 격차가 재생산될 수 있다. 

법·회계 체계 차이도 조정 대상이다. 어린이집은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 규칙」을, 유치원은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을 따른다. 사립유치원 회계에도 ‘차입금’ 계정이 존재하지만, 차입의 요건과 절차, 이자 처리 등 세부는 어린이집 회계와 다르다. 현장의 “금융채무 동등 인정” 요구는 이 이원적 회계 틀을 어떻게 정합적으로 다룰지에 대한 정책 답변을 요구한다. 단순한 “인정” 선언이 아니라 차입 한도, 상환 재원, 보조금 교부·정산과의 관계까지 구체화돼야 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2023년 12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보육 사무가 2024년 6월 교육부로 이관되면서 본격화 되었다. 교육부는 2025년 보육사업안내, 표준보육과정 개편, 영유아학교 시범 추진 등으로 이행을 서두르고 있다. 경남은 올해 ‘영유아학교’ 시범기관을 운영 중이며, 교육청은 통합 특색 사업을 병행한다. 행정 체계는 정비되는 중이지만, 재정·인력 투입 규모와 일정은 여전히 세부 확정이 필요하다. 

재원과 인력의 불확실성은 이전부터 지적됐다. 통합 핵심 과제로 꼽히는 교사 대 영유아 비율 개선, 이용 시간 확대 등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총사업비 추계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었고, 시·도교육감단은 지방 이관 3법 개정안에 대해 국가·지자체의 책무성과 재원 안정화 장치를 요구했다. 경남형 모델을 설계하는 과정에서도 이 논점은 피해가기 어렵다. 

한편 특위는 8월 경기도교육청을 방문해 추진 현황을 청취했고, 9월에는 2026년 예산안 편성 방향과 영유아 시범학교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일정은 진행됐지만, 간담회에서 제기된 요구를 예산 항목과 조례·지침으로 어떻게 구체화할지, 언제까지 무엇을 바꾸겠다는 로드맵 제시가 후속과제로 남았다. 특히 교사 배치 기준과 학급·반 편성, 연장보육 인력 확충 등은 법정·고시 기준과 예산의 직결 영역이어서, 시범 운영 성과를 근거로 단계별 목표치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간담회는 현장의 요구를 ‘목록화’하는 수준을 넘어, 비용·법제·일정이 담긴 선택지로 전환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재정의 표준화, 회계체계 정합화, 영아 중심 보육 모델의 제도 설계가 동시에 움직이지 않으면, 통합은 이름만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