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수소액화플랜트 사업이 구조적 실패로 드러나면서, 창원산업진흥원이 부도 위기에 몰리고 시 역시 수백억 원의 재정 부담을 안게 됐다. 

이 사태의 본질적 원인으로는 민선 7기 허성무 전 시장 재임 시절 무리하게 체결된 하루 5톤 구매확약서가 지목되고 있으며, 현 시정의 무책임한 대응 역시 강한 질타를 받고 있다.

창원시의회 박승엽 의원(양덕1·2, 합성2, 구암1·2, 봉암동)은 지난 20일 열린 제144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수소액화플랜트 사업은 애초에 잘못 설계된 사업”이라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급하게 체결된 하루 5톤 구매확약서가 오늘날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확약서에 따라 창원산업진흥원은 연간 약 270억 원에 달하는 액화수소를 무조건 구매해야 하는 의무를 안게 됐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실질적 수요 기반은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고, 구매처 확보 역시 실패하면서 진흥원은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심각한 재정위기에 빠졌다.

박 의원은 이러한 구조적 결함이 허성무 시장 당시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비롯되었으며, 충분한 수요 조사나 법적 검토 없이 ‘서명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낳은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해당 플랜트는 기공식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정상 가동되지 않았으며, 사업 파트너였던 A사와의 갈등과 함께 진흥원은 수백억 원 대의 금융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

사업의 실패를 수습하기 위해 창원시는 지난 재구조화 과정에서 100억 원 추가 PF 대출을 승인했지만, 결과적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대주단은 이달 말 설비 가동을 예고하면서 진흥원은 구매 의무 이행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창원시는 경제적 수익은커녕 실질적 손실만 남게 되었으며, 사업의 정당성과 행정 책임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박승엽 의원은 창원시의 미온적 대응도 함께 문제 삼았다. 시정질문에 답변한 창원시장 권한대행은 “과거 시장의 판단에 따른 대출 승인”이라며, “정상화나 정리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의원들과 토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시정질문하는 박승엽의원과 답변하는 장금용 권한대행 (창원시의회 제공)
시정질문하는 박승엽의원과 답변하는 장금용 권한대행 (창원시의회 제공)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경제적 이득은 전무하고, 시민 혈세로 의무 구매만 해야 하는 구조적 실패 앞에 창원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현 시정의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수소액화플랜트 사업은 친환경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현재까지 결과는 수요 예측 실패, 책임 회피, 그리고 부실한 정책 집행으로 귀결되고 있다. 

특히 창원산업진흥원은 사실상 부도 상황에 놓여 있고, 창원시 역시 언제든 재정 투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위험한 국면에 놓였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창원시가 이 사업의 실질적 피해와 구조적 문제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지고, 어떤 방향으로 바로잡을지 시민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승엽 의원은 “시민들의 혈세로 추진된 이 사업이 결국 시민들에게 부담만 전가되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창원시는 문제의 본질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책임 있는 사과와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박 의원은 마산해양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허성무 전 시장의 행정 판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우선협상대상자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창원시가 최근 승소한 것을 언급하며, “당시 허 시장의 일방적이고 성급한 결정이 사업 장기 표류와 재정 손실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창원시가 해양신도시 사업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중·단기 계획을 수립하고, 공식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