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에서 해외 실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경남경찰에 접수된 해외 실종 신고는 11건이다. 이 가운데 4건은 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10월 들어서는 30대 남성 3명이 “해외 취업 알선”을 믿고 캄보디아로 떠난 뒤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받은 메시지는 “입국 수속 중”, “숙소로 이동” 같은 짧은 문장뿐이었다. 휴대전화는 곧바로 꺼졌고, 소셜미디어 계정도 비활성화됐다. 경남경찰은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하고, 출입국 기록과 통신기지국 접속 이력을 통해 동선을 확인 중이다. 그러나 사건 해결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다.

2025년 들어 경남에서만 11건의 해외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며 10월 들어서만 30대 남성 3명이 캄보디아에 취업을 찾아 떠난 뒤 연락이 두절됐다.(경남포스트)
2025년 들어 경남에서만 11건의 해외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며 10월 들어서만 30대 남성 3명이 캄보디아에 취업을 찾아 떠난 뒤 연락이 두절됐다.(경남포스트)

피해자 진술과 가족 호소에 따르면 범행 수법은 비슷하다. 메신저와 구직 카페에 “숙식 제공, 월 300만~500만 원” 같은 문구가 올라온다. 알선책은 항공권과 숙소를 대신 예약해 주겠다고 접근한다. 현지에 도착하면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업무교육”을 이유로 숙소에 격리한다.

 일부는 불법 도박·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콜센터로 끌려간다. 지난 7월에는 감금 피해자 2명이 가족에게 연락해 왔다. 가족은 가상화폐 지갑 주소로 1,600만 원가량을 송금했고, 피해자는 며칠 뒤 풀려났다. 피해자들은 “이름을 바꾸고 경유지를 여러 번 바꾸는 방식으로 이동했다”고 증언했다. 국내 연락망을 통해 돈을 요구하는 계정은 곧바로 폐쇄됐다.


경찰은 사건 간 연계를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 해외 인신매매·불법 노동착취·불법도박 조직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인터폴 공조와 소재 추적을 병행한다. 정부는 10월 10일(한국시간)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는 단기 긴급위험 단계로 최대 90일 효력이 적용된다. 그와 함께 불요불급 여행 취소·연기를 권고했다.
 

가족들은 절차 안내와 현지 대응 모두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실종 신고 이후 담당 부서가 자주 바뀌고, 외교 당국의 현지 경찰 연락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범죄조직이 요구한 ‘가상화폐 송금’에 대해서도 계좌 동결이나 추적이 쉽지 않았다. 경찰과 금융당국의 공조는 시작됐지만, 해외 거래소와의 자료 공유가 늦었다. 영사콜센터는 24시간 운영되지만, 사건 초기에는 현지 통역 지원과 긴급 이동수단을 바로 연결받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가족들은 “국가가 해외에서 위험에 빠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통합창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남의 연쇄 실종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저성장과 청년 구직난을 틈타 해외 취업 사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징후다. 경찰은 “인터폴 공조와 출입국·통신 자료 분석으로 행방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특히 크다. 현지 경찰과의 실무 MOU 확대, 통역·법률 조력 풀(pool) 상시 운영, 위험국가 지역 정보를 실시간으로 갱신하는 경보 체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