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규칙조차 몰랐던 청각장애인 장남미 씨가 기초교육 5차례만에 전국 대회 준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강남구가 청음복지관과 함께 운영한 '함께 배워요! 웰컴강좌' 체스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성과다.

장 씨는 지난 7월 18일 청계종합복지센터에서 열린 '제1회 전국농아인 체스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한장애인체스협회가 주최하고 한국농아인체스연맹이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의 농아인 체스 동호인들이 참가했다.
장 씨가 체스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6월. 강남구 웰컴강좌의 체스 기초교육에 참여하면서다. 6월 16일부터 7월 14일까지 모두 5차례 진행된 수업은 직장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야간강좌로 편성됐으며, 청각장애인 14명이 함께 배웠다. 장 씨는 기물의 움직임과 기본 규칙부터 하나씩 익혔다.
처음에는 기물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수업을 거듭하며 상대의 의도를 읽고 다음 수를 설계하는 법을 배웠다. 처음으로 상대를 체크메이트한 순간에는 큰 성취감을 느꼈다. 수강생들이 기보를 되짚으며 실수를 분석하는 시간도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체스를 배운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장 씨는 승패보다 새로운 경험에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대회 출전을 결심했다. 실제 경기에서는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떠올리며 침착하게 두었고, 중반 이후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우위를 잡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장 씨는 "예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 준우승이 확정됐을 때 정말 놀랍고 기뻤다"며 "체스 기초교육을 마련해 준 청음복지관과 열정적으로 가르쳐 준 강사, 응원해 준 분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규칙도 몰랐지만 꾸준히 배우고 연습한 결과 좋은 성과를 얻었고, 새로운 분야라도 도전하면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강남구는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의 '2026년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운영'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웰컴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 처음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뒤 올해까지 3년 연속 공모에 선정됐다. 올해는 국비 3,400만 원과 구비 3,400만 원 등 총 6,800만 원을 투입한다.
강남구는 관내 장애인 평생학습기관 11곳과 협력해 체스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키오스크', '내가 만드는 3D 세상' 등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강좌도 운영 중이다. 오는 11월에는 학습자들의 경험과 성과를 나누는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성과공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