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중대범죄수사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및 「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 임용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오는 10월 2일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은 수사관 2,567명과 일반직 307명 등 총 2,874명 규모로, 본청과 6개 지방청 체제로 운영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사법 체계를 재편하겠다는 취지지만, 또 다른 수사기관 신설이 과연 적절한 해법인지 의문이다.
![[행정 비평]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조직 비대화의 길이다](https://storage.googleapis.com/pressdata-media/gyeongnampost/1786511584644-tvs03q.jpg)
조직 비대화 우려는 명백하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올해 8월 국무회의에서는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사법경찰관을 수사 주체로 일원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런데 이제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별도 기관을 또 만드는 것이다. 검찰청 직제를 축소하는 대신 행정안전부 산하에 유사한 규모의 조직을 신설하는 셈이니, 실질적인 조직 슬림화와는 거리가 멀다.
정부는 조직 신설에 앞서 예산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존 수사기관과의 역할 분담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예산 낭비 논란은 불가피하다. 중수청은 검찰청 청사를 활용하는 대신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빌딩 등 별도 청사를 임대하기로 했다. 지방청 6곳도 8월 중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청사 임대료만 해도 상당한 규모일 것인데, 여기에 중대범죄수사수당 월 10만~20만 원을 지급한다. 마약수사 담당자에게는 위험근무수당 월 8만 원을 추가한다. 인건비와 운영비를 합치면 연간 예산이 만만치 않을 터인데, 구체적인 예산 규모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드러난 수사 지연 문제를 조직 신설로 해결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형사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142일에서 2024년 312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검경 협업 미흡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렇다면 우선순위는 새 조직 만들기가 아니라 기존 수사기관 간 협업 체계를 정비하고, 수사 절차를 효율화하는 데 있어야 한다.
중수청이 보이스피싱·금융범죄·가상자산·마약·국가재정범죄 등 5개 합동수사과를 신설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런 전문성 강화는 굳이 별도 조직을 만들지 않고도 경찰청이나 금융위원회 등 기존 기관 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새 간판을 달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한정된 수사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고민하는 것이 먼저다.
중대범죄수사청 출범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정부는 조직 신설에 앞서 예산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존 수사기관과의 역할 분담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형사사법 체계 효율화라는 본래 취지가 또 하나의 비대한 관료 조직 만들기로 변질될 우려는 여전하다. 국민 세금으로 조직 간판만 바꾸는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