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등으로 전수교육을 하기 어려운 도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에 대해 경상남도가 매년 수천만원의 전수교육 수당을 지급해 온 사실이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났다. 부실한 무형문화재 관리 행정으로 무형문화재의 명예마저 실추시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경상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14일 경상남도 문화관광체육국에 대한 2023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고, 경상남도가 도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를 대상으로 전수교육 수당을 잘못 지급해 온 것과 관련하여 경상남도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정쌍학(창원10, 국민의힘) 의원은 “경상남도가 법령이나 조례에 근거도 없이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에 대해 매년 5천만원이 넘는 교육수당을 지급해오고 있다”면서, “법을 집행해야 할 공무원들이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무형문화재법」에는 명예보유자에 대해 ‘무형문화재 중 전수교육이나 전승활동을 정상적으로 실시하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경상남도의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에도 전수교육 수당 지급 대상을 보유자와 보유단체, 전승교육사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 관련 규정을 종합하면 명예보유자의 경우 「무형문화재법」에 따라 특별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으나, 전승교육 수당은 지급할 수 없음
정 의원은 “도내 명예보유자는 총 6명으로, 연간 900만원의 수당이 지급되었다”며, “도 차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일평생 문화창달에 힘써온 도 무형문화재들이 허술한 행정으로 인해 한순간에 근거 없이 매달 수당을 받아온 사람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현미 문화유산과장은 “과거 조례 개정 과정에서 지원 근거 조항이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을 확인후 대책을 마련하여 보고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법과 조례의 규정을 종합하면 명예보유자의 경우 「무형문화재법」에 따라 특별지원금은 지원할 수 있는데, 경상남도는 특별지원금이 아닌 ‘무형문화지 기능보유자 전승교육’ 사업으로 명예보유자에 대해 전승교육비를 지원해오고 있어 법과 조례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소중한 자산인 도 무형문화재에 대한 지원과 대우가 다소 부족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행정에서 명예보유자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뜻은 바람직하지만, 잘못된 법 집행으로 오히려 명예를 실추시켜서야 되겠느냐”며 질타했다.
문화복지위원회 김재웅 위원장(함양,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들은 도민의 눈높이에서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감사를 준비해왔다”며, “호통·망신주기식 감사에서 벗어나 잘못된 부분은 분명히 바로잡는, 도민이 원하는 합리적인 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남포스트] 황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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