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제5대 창원시장에 당선된 강기윤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9일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7월 1일 취임을 앞둔 강 당선인 앞에 놓인 현실은 험난하다. 전임 홍남표 시장이 지난해 4월 3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상실한 뒤 무려 15개월간 시장 부재 상태가 이어졌다. 자치단체장 임기 48개월의 3분의 1에 가까운 기간을 수장 없이 보낸 셈이다. 이 기간 동안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현안이 표류하면서 적체된 과제가 쌓였다.

권한대행 체제의 한계는 명확하다. 장금용 제1부시장 권한대행은 통상적 업무는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나, 김석기 전 제1부시장이 지적했듯 "현 상황을 관리할 뿐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거나 적극적인 행정을 펼칠 수 없었다". 그 결과 창원시설공단은 전임 이사장이 2025년 1월 사직한 후 약 1년 5개월째 직무대행 체제로, 창원문화재단도 전임 대표이사가 작년 5월 임기를 마친 뒤 1년 넘게 공석이다. 시장이 맡아야 할 산하기관장 인선을 권한대행이 부담스러워하며 민선 9기에 공을 넘긴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대형 현안 사업들의 방치다. 액화수소설비사업은 마땅한 해법 없이 소송만 이어가고 있다. 마산해양신도시, NC 다이노스 연고지 이전 갈등, 문화복합타운 개관 지연,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현안들이 지난해 4월부터 15개월간 표류했다. 여기에 최근 3년간 협상계약 75건 1806억원에 대한 감찰이 예정돼 있을 만큼 공직 기강 해이 문제까지 불거졌다. 권한대행이 1인 3역을 하며 세세하게 챙기기 어려웠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며 이런 상황이 이어진 것은 불가피했다.

강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공약도 중요하지만, 지금 시급한 것은 15개월간 쌓인 과제의 교통정리다. 인수위는 화려한 청사진을 그리기 전에 우선 적체된 현안의 실태부터 전수조사해야 한다. 어떤 사업이 얼마나 지연됐는지, 산하기관 공석이 업무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권한대행 체제에서 미뤄진 의사결정은 어디까지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 위에서 재정 부담·시민 체감도·시급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매기고, 취임 후 100일 내 해결할 과제와 중장기 과제를 분류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통합 15년이 지났지만 창원시는 여전히 소지역 갈등을 극복하지 못했고, 인구는 108만에서 99만명대로 떨어져 특례시 지위마저 위태롭다. 2024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가장 많은 인구가 순유출된 곳이 창원시라는 사실은 시정 전반을 돌아보게 한다. 신임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참신한 공약이 아니라 묵은 과제를 해결하는 집행력이다. 15개월 시장 부재로 시민이 겪은 불편과 좌절을 직시하고, 방치된 현안부터 하나씩 매듭짓는 모습을 보여야 시정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