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농업기술원은 장기간의 고온 현상과 강수 부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경남 농작물이 최근 내린 비로 급격한 환경 변화에 노출됐다며, 비가 그친 뒤 배수 상태 점검과 병해충 모니터링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남지역은 앞서 고온과 가뭄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농작물들이 수분 부족으로 고생해왔다. 이번 강수는 메마른 토양에 수분을 공급해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건조했던 토양이 갑자기 습한 상태로 변하면서 습해나 생리 장해가 발생하기 쉬워지고, 습도 상승은 각종 병원체의 활동을 촉진해 병해충 번식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때문이다.
과수 재배 농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조 후 토양 수분이 급증하면 나무가 과도하게 수분을 흡수해 과실 껍질이 터지는 열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과·복숭아·포도·단감 등은 과원의 배수를 정확히 확인하고, 병든 가지와 열매를 즉시 제거해야 한다. 기온이 다시 올라가면서 고온다습한 환경이 이어질 경우, 사과의 탄저병과 갈색무늬병, 복숭아의 잿빛무늬병과 세균구멍병, 포도의 갈색무늬병과 노균병, 단감의 탄저병 같은 질환이 집중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사전 예찰을 강화해야 한다.
벼 재배지는 이삭도열병, 잎집무늬마름병, 세균성벼알마름병, 흰잎마름병 등의 발생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 출수 시기가 가까운 논에서는 이삭도열병 방지를 위해 적절한 시점에 약제를 살포하고, 물이 고였던 논은 배수 후 잎과 줄기에 붙은 흙과 이물질을 제거한 뒤 맑은 물을 공급해 작물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
콩 재배지의 경우, 배수가 원활하지 않거나 물이 고인 포장에서 역병과 검은뿌리썩음병 같은 토양 전염성 병해가 빠르게 퍼질 수 있다. 비 이후 두렁과 배수로를 정비해 물이 머물지 않도록 관리하고, 뿌리와 줄기 아래 부분의 이상 징후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추·무·배추 등 채소류도 고온다습한 조건이 계속되면 역병, 탄저병, 무름병이 빠르게 확산된다. 특히 고추 탄저병은 감염된 열매가 주요 전염원이 되므로, 발견 즉시 제거하되 포장 내에 방치하면 안 된다. 농가는 작물의 생육 상태를 수시로 살피고, 병해충 징후가 보이면 등록된 약제를 안전사용 기준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뿌려야 한다.
경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번 강수가 부족했던 토양 수분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뭄 이후 급격한 수분 변동과 비 이후 높아진 습도가 새로운 피해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비가 그친 직후부터 배수 관리와 병해충 점검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