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암항에서 열린 진동불꽃낙화축제가 성료했다는 보도자료가 쏟아졌다. 수만 명이 찾았다는 방문객 집계, 화려한 불꽃 사진, 행사 관계자의 만족스러운 소감이 전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빠져 있다. 그 수만 명은 얼마나 머물렀고, 얼마를 썼으며, 다시 올 것인가. 경남 관광의 고질병은 여기에 있다. 불꽃은 화려하게 터지지만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끊어져 있다.

문제는 이런 패턴이 매년 반복된다는 점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 통영한산대첩축제, 창원단풍축제까지 경남 각지에서 수십 개 이벤트가 열린다. 행사마다 '역대 최대 방문객', '대성황'이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실질적인 경제효과 분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2023년 도 감사에서도 지적됐듯 대부분 축제가 방문객 수만 집계할 뿐 1인당 평균 체류시간, 지역 내 소비액, 숙박률 같은 핵심 지표는 측정조차 하지 않는다. 행사 예산만 수억 원씩 투입하면서 투자 대비 효과는 검증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진동불꽃축제 같은 야간 이벤트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불꽃놀이는 보통 1~2시간이면 끝난다. 대부분 방문객은 불꽃이 끝나자마자 귀가 차량 행렬에 합류한다. 주변 식당과 카페는 오히려 교통 체증 탓에 장사를 접는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숙박시설 이용률 집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왔다 갔다'는 확인됐지만 '돈을 썼다'는 증명할 수 없는 구조다. 문화체육관광부 연구에 따르면 지역축제 방문객의 평균 체류시간은 3.2시간, 1인당 소비액은 4만8천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경남 야간 단발성 축제에선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더 심각한 것은 재방문 전략의 부재다. 불꽃축제를 본 관광객이 다음날 인근 관광지를 둘러볼 유인이 없다. 진동은 해안 경관이 수려하고 수산물도 풍부하지만, 이를 연결하는 관광 패키지나 숙박 할인 프로그램은 전무하다. 축제와 지역 자원을 묶는 '관광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은 10년째 되풀이되지만 달라진 건 없다. 반면 강원 화천산천어축제는 빙어낚시를 연중 체험 프로그램으로 확장했고, 전북 전주는 한옥마을을 축제 거점으로 활용해 평균 체류시간을 대폭 늘렸다. 이벤트를 일상 관광자원으로 전환한 사례다.

이제는 경제효과 측정을 의무화해야 한다. 지자체가 1억 원 이상 예산을 투입하는 행사는 반드시 방문객 소비액, 체류시간, 재방문 의향, 지역 업체 매출 증감 등을 조사하고 공개하도록 조례로 정해야 한다. 성료 보도자료 대신 냉정한 숫자로 말하게 하는 것이다. 동시에 축제를 상시 관광콘텐츠로 전환하는 기획이 필요하다. 진동이라면 불꽃축제 기간 외에도 야간 해안 산책로, 수산물 체험장, 게스트하우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불꽃 없이도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어야 한다. 축제는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화려한 불꽃은 언제나 한순간이다. 지역경제에 불을 지피려면 그 불씨를 이어갈 연결고리가 있어야 한다. 성과주의에 갇혀 방문객 숫자만 부풀리지 말고,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그것만이 일회성 이벤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