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가 '어촌에 ON 대학생' 모집에 나섰다. 어촌 체험과 일자리 연계를 통해 청년 인력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남해군은 귀농인 창업·주택자금 융자를 확대하고, 도는 양돈농가 방역 점검을 강화하는 등 농어촌 활성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신음하는 어촌에 젊은 피를 수혈하려는 시도 자체는 필요하다.
문제는 정작 어촌이 청년을 받아들일 '환경'이 갖춰졌느냐는 것이다. 낙동강 하구 녹조는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2012년 4대강 사업 이후 매년 반복되는 녹조는 경남 연안 어업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경남도는 녹조 예방·차단을 위한 구체적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모니터링 강화'만 되풀이해왔다. 환경부가 수문 개방을 거부하는 동안, 경남도는 적극적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
더구나 해양환경 악화는 녹조에 그치지 않는다. 연안 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수온 상승으로 어종 변화까지 겹치면서 전통 어업은 존립 기반을 잃고 있다. 경남 어가 소득은 정체 상태이며, 어업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을 불러 '체험'시키고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발상은 근본적 질문을 비켜간다. 과연 지금의 어촌 환경이 청년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가. 어촌 청년 정착을 위한 환경 개선 로드맵은 보이지 않는다. 경남도는 창업자금과 주택 지원 같은 '당근'은 내밀지만, 녹조 해결과 수산자원 회복 같은 '토양 개선'에는 손을 놓고 있다. 단기 인력 유입 정책이 구조적 어업 환경 개선을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젊은이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일회성 체험 기회가 아니라, 10년·20년 후에도 생계를 꾸릴 수 있는 깨끗한 바다와 건강한 어업 생태계다.
대안은 명확하다. 경남도는 우선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부·국토부와 정면으로 협상해야 한다. 수문 개방과 수질 개선 없이는 하구 어업의 미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동시에 연안 환경 보전과 수산자원 회복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청년 어업인 육성은 그 토대 위에서 설계돼야 한다. 귀농·귀촌 지원금을 늘리는 것보다, 어촌이 지속가능한 삶터가 될 수 있도록 환경 투자를 우선해야 한다.
'어촌에 ON 대학생'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경남도는 청년들을 '녹조 바다'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어촌'으로 초대해야 한다. 사람 모으기에 앞서 환경부터 되살리는 것, 그것이 진정한 어촌 살리기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경남도가 중앙정부 눈치와 단기 성과 압박 속에서 이 근본 처방을 외면한다면, 청년 유치 정책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경남도가 지금이라도 근본적 순서를 바로잡기를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