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동물용의약품 클러스터와 농생명산업지구, 규제자유특구를 연결해 신약 개발에서 사업화까지 원스톱 지원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23일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난 6월 30일 중소벤처기업부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를 최종 지정·고시했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온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와 지난해 12월 지정된 익산 동물용의약품 농생명산업지구가 규제자유특구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북이 동물용의약품 클러스터·농생명산업지구·규제자유특구를 연계해 신약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완결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경상남도 제공)
전북이 동물용의약품 클러스터·농생명산업지구·규제자유특구를 연계해 신약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완결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경상남도 제공)

세계 동물헬스케어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The Business Research Company에 따르면 세계 동물용의약품 시장은 2017년 약 49조 6,000억 원에서 2024년 약 70조 6,000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연평균 5%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반려인구 증가, 축산 첨단화, 바이오·AI 기술 발전이 수요를 견인하는 중이다. 국내 시장도 2025년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1조 5,162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전북은 이 시장 선점을 목표로 동물용의약품을 미래 농생명산업의 핵심 전략산업으로 삼고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기반을 조성해왔다.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가 그 중심이다. 총사업비 1,470억 원이 투입되는 클러스터는 신약 개발 전 과정을 지역에서 완결하도록 설계됐다. 2023년 완공된 효능·안전성 평가센터(250억 원)는 이미 2024년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임상시험·비임상시험 실시기관 및 동물용의료기기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지정돼 허가 역량을 확보했다. 뒤를 이어 GMP 수준 시제품 생산시설(300억 원·2026년 완공), 반려·특수동물 임상시험센터(300억 원·2026~2029년), AI 기반 바이오팩토리(300억 원·2027~2030년), 동물헬스 벤처타운(320억 원·2028~2030년)이 순차적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클러스터는 단순 인프라를 넘어 실제 산업 생태계로 작동 중이다. 현재까지 제조공장과 기업부설연구소 등 9개 기업을 유치했으며 시험평가 40건(36억 원)을 수행해 기업 연구개발을 지원했다. 지난해 글로벌 동물헬스케어 포럼을 개최해 국내외 산·학·연·관 협력망을 확대했다. 인재양성도 속도를 냈는데, 현장 실무형 전문인력 52명을 배출했으며, 지난 3월 전북대학교·원광대학교와 동물헬스케어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5월에는 전북도와 익산시, 전북대·원광대가 '그린바이오 동물헬스케어학부(가칭)' 설치 협약을 체결해 산업 수요 기반의 중장기 양성 체계를 마련했다.

익산에는 산업 집적 거점이 여물고 있다. 지난해 지정된 익산 농생명산업지구는 총사업비 49억 5,000만 원을 투입해 2026~2030년 익산시 월성동·마동 일원 25.6㏊에 조성된다. 클러스터와 연계해 기업 유치, 연구개발, 사업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올해는 산·학·연 공동활용 전문장비 구축, 기업지원 공간 리모델링, 바이오팩토리·벤처타운 구축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다.

규제혁신이 경쟁력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규제자유특구는 총사업비 264억 원으로 2027~2030년 실증사업을 추진하며 한국동물용의약품평가연구원을 중심으로 3개 기관·11개 기업이 참여한다. 핵심 과제는 세 가지다. 첫째, 동물용 첨단바이오의약품·신약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기준을 마련해 그동안 미비했던 허가 체계를 고도화한다. 둘째, 자가백신 대상을 기존 3개 질병에서 PED(돼지유행성설사),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돼지인플루엔자로 확대한다. 셋째, 반려동물용 주사제·피부국소적용제의 중복 독성시험을 줄여 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감한다. 이를 통해 첨단바이오의약품 성분은 65개에서 192개로, 자가백신 적용 질병은 3종에서 8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기간 동안 해외매출 19억 원, 신규고용 65명의 직접 성과와 함께 사업 종료 후 생산유발 935억 원, 부가가치 유발 416억 원, 고용유발 506명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기업은 전북에서 후보물질 발굴부터 효능·안전성 평가, 시제품 생산, 임상시험, 사업화, 글로벌 진출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을 지원받게 된다. 전북도는 후속 인프라와 전문인력 양성, 국가연구개발사업 및 글로벌 기업 투자유치를 이어가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민선식 전북자치도 농생명축산산업국장은 "클러스터 구축과 농생명산업지구·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연구개발과 산업집적, 규제혁신이 맞물린 성장 기반을 갖췄다"며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 동물헬스케어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