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토요일, 나는 진해에서 청소년기자단 멘토링을 마친 뒤 성산구에서 열리는 문화행사에 참여하고자 대체 수송 관광버스를 이용하려 했다. 버스 파업이 6일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의 대체 수송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운영되는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창원시의 행정은 기대와는 달리 시민의 기본적 이동권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무책임과 무능의 현장이었다.

정류장에 도착해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버스도착알림시스템’ 안내판이었다. 대체 수송 현황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지만 안내판은 수시로 다른 홍보 이미지로 바뀌었고, 강한 햇볕에 QR코드 인식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마저도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정작 필요한 정보는 현장에 없었고 안내판은 시민을 위한 정보 전달 대신 형식적 ‘있음’만을 과시하고 있었다.
더 황당한 건 대체 수송 현황 알림 페이지였다. 수송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노선에 대한 안내는 아예 없었고 안내된 노선 역시 첫차와 막차 시간, 배차간격만 표기되어 있을 뿐 다음 버스가 몇 시 몇 분에 도착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실시간 정보는커녕, 시민들에게 ‘알아서 계산하라’는 식의 불친절한 행정이었다.
나는 결국 챗GPT에 첫차, 막차, 배차간격을 입력해가며 직접 시간표를 만들어야 했다.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노약자와 취약계층은 그저 무작정 정류장에서 기다리라는 것인가. 이토록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하지 못하는 창원시의 행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더욱 기가 막힌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처음 타려던 버스는 안내된 출발 시간보다 무려 16분이나 일찍 출발했다. 게다가 노선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나는 멀리서 버스가 사라지는 것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기사가 몰라서 그랬을 것”이라는 무책임한 답변과 함께 ‘양해’를 강요받았다. 시민의 불편과 손해는 오롯이 시민의 몫이었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1시간을 더 정류장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안내된 시간보다 20분이 지나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결국 문화행사 시간이 종료되어 창원에 가지 못했다. 2시간 동안 정류장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 채 나는 창원시 행정의 무책임과 무계획을 온몸으로 체험해야 했다.
이번 파업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예산 부족과 구조적 문제 역시 이해한다. 그러나 그렇다면 최소한 대체 수송이라도 제대로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시간도 노선도 지키지 않는 대체 수송 버스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노인과 취약계층을 위해 최소한 홈페이지 접속 방법을 알리는 유인물 부착, 혹은 배차간격을 바탕으로 한 시간표 제작 같은 기본적인 배려조차 없었다. 챗GPT를 활용해 수기로 버스 시간표를 만들어 본 것은 내 인생 처음이었다.
창원시 주요 공무원들이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는 보도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시민의 일상적 불편, 이동권 침해, 정보 접근성 문제는 방치된 채다. 시민을 위한 행정이란 무엇인가. 시민의 고통과 불편을 외면한 채 행정의 ‘보여주기식’ 이벤트에만 몰두하는 모습이야말로 창원 얼치기 행정의 본질 아닌가.
버스 파업은 언젠가 끝나겠지만, 시민의 불편과 좌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창원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민의 눈높이에서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행정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대체 수송조차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는 행정이 어떻게 시민의 삶을 책임질 수 있겠는가.
창원시가 진정으로 ‘시민 중심 행정’을 표방한다면 보여주기식 행사보다 시민의 불편 해소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민의 일상과 안전, 이동권을 지키는 것이 행정의 첫 번째 책무임을 창원시는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