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천하람 의원은 국방부로부터 받은 12사단 관련 자료에서 조직적 은폐 의혹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에 따르면, 12사단 감찰부는 훈련병 사망 사건 직후인 지난 5월 28일, 사망한 훈련병과 같은 기수인 12사단 신병교육대대 24-9기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신병교육대 내 인권침해 및 가혹행위 여부를 묻는 항목들로 구성되었다.

설문조사 결과, '신병 교육 및 훈육을 빙자한 얼차려가 있었는지'를 묻는 항목에 답변자 총 234명 중 76명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12사단 감찰부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답변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사단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 의원은 또한 훈련병들이 직접 작성한 설문조사 답변지 원본이 전량 파기되었으며, 이전 신병 교육 기수인 23-18기, 24-1기, 24-5기에 대한 설문조사 답변 자료 역시 모두 파기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얼차려 관련 사항은 이미 수사기관이 조사 중인 사안으로 설문 결과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설문 작성자의 신상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 답변서를 파기했다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수사와 관련된 주요 자료의 원본이 모두 파기되고 결과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이 삭제되어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동기 훈련병들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스스로 산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미 유가족들은 피의자 강 대위가 담당했던 이전 신병 교육 기수에서도 반인권적 얼차려가 있었는지에 대한 자료를 요구해 왔으나, 이 자료 또한 군의 고의적 폐기로 확인하기 어려워졌다.

천 의원은 향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인권위원회가 12사단 사망사건과 관련된 조사 절차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