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추진 중인 400억 원 규모의 육군 신형 무전기 도입 사업이 중국산 통신칩 사용과 호환성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이 사실을 확인하고 사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6월 서면 평가를 통과한 세 곳의 생산업체 중 두 곳에서 중국산 통신칩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도청이나 해킹 등 보안 사고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이번 사업은 2014년부터 시작되어 총 사업비 413억 원을 들여 5만 6000대의 국산 전투원용 무전기를 도입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미 2020년부터 1만 6600여 대가 보급되었고, 내년에 나머지 4만여 대를 182억 원을 들여 새로 구매할 예정이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신형 무전기가 기존에 사용 중인 무전기와 통신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국정감사에서 이 사실이 밝혀져 추가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신형 무전기와 기존 무전기 간 호환성 부재는 군 작전 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내년도 예산 삭감을 검토 중이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저 입찰가 위주의 평가로 인해 중국산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군 보안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종합 평가 입찰제도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위사업청은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의해 보안 우려 사항을 해결하고 조속히 전력화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내년 말까지 완료 예정이었던 최종 전력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사건은 군 장비 도입 과정에서의 보안 관리와 호환성 검증 강화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군 장비 도입 시 보안성과 호환성 검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