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22일 위성곤 지사 주재로 도지사 직속 민생경제 상황실의 첫 회의를 열고 분야별 민생경제 상시 대응체계를 본격화했다. 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지난 10일 출범한 민생경제 상황실의 운영체계를 점검하고, 제주경제 동향과 분야별 대응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회의의 주요 성과는 제주형 10대 중점 물가관리 품목 확정이다. 제주도는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도민 850명과 공직자 299명 등 1,149명을 대상으로 20개 후보 품목을 조사했고 제주특별자치도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석유제품(휘발유·경유), 돼지고기, 달걀, 액화석유가스(LPG), 우유, 닭고기, 배추, 갈치, 쌀, 고등어 등 10대 품목을 확정했다. 이들은 도민이 자주 구매하고 가계지출 비중과 가격변동 체감도가 높은 항목들이다.
확정된 물가관리 품목의 가격은 통합상황판을 통해 상시 점검된다. 변동 폭이 커질 경우 원인을 분석해 공급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 소비촉진 등에서 도와 유관기관이 공동 대응에 나선다. 민생경제 상황실은 도지사가 단장을 맡은 민생경제 비상대책단을 중심으로 경제·1차산업·관광·건설 분야 실무반과 지원반, 유관기관이 참여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제주연구원, 제주신용보증재단, 제주경제통상진흥원,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 제주관광협회,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대한건설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 등이 함께한다.
제주도는 통합상황판이 포착한 지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주경제 위기대응 매뉴얼도 마련한다. 위기경보는 주요 경제지표와 현장 민원, 유관기관 동향을 종합해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구분된다. 단계가 오르면 비상대책단과 실무·지원반의 대응 수준을 높이고, 위기가 확산되면 긴급재정 투입과 중앙부처 지원 요청까지 추진한다. 세부내용은 관련부서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7월 중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진단 결과 일부 지표는 전년보다 개선됐으나 물가와 금융비용, 관광객 감소 흐름, 미분양 주택 등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경제 분야에서는 도의회와 협의하여 추경예산 확보를 통해 탐나는전 캐시백 적립 재개와 골목상권 지원, 소상공인 특별보증 및 저금리 대환대출을 추진한다. 1차산업 분야는 농수축산물 가격과 출하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면세유·농자재 가격 상승과 고수온 등에 대응해 농어가 경영안정을 지원한다.
관광 분야에서는 국내선 공급 확대를 관계기관에 건의하고 단체관광 인센티브 등을 통해 내국인 관광수요 회복에 나선다. 건설 분야는 공공부문 소규모 공사를 조기에 발주하고 지역업체 참여와 그린리모델링을 확대하며, 건축 인허가 개선과 미분양 주택 대응도 강화한다.
위성곤 지사는 "민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경제지표와 현장의 작은 이상 신호를 놓치지 말고, 유관기관과 정보를 긴밀히 공유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민생경제 상황실이 도정의 민생 컨트롤타워로서 본격적인 역할을 시작해야 한다"며 "필요한 예산이 취약계층과 농어업인, 소상공인 등 꼭 필요한 현장에 신속히 투입되도록 준비해달라"고 강조했다.
회의 토론에서는 강동훈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장이 국내선 공급좌석 부족으로 인한 관광객과 도민의 이동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수학여행단의 뱃길 이용을 유도할 인센티브 마련을 제안했다. 김기춘 대한건설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장은 지역 건설업계가 존립을 걱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며 민간 투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행정 지원과 인허가 절차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고광덕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장은 월동채소의 과잉생산과 가격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농산물 수급안정기금 확대를 건의했다.
위 지사는 철도·여객선을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과 항공 공급좌석 확보 대책을 구체화하고, 전국체전·전국장애인체전과 추석 연휴 방문객의 소비가 지역상권으로 이어지도록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건축 인허가와 주요 사업에도 속도를 내는 한편, 한국은행 제주본부에는 도민이 육지부보다 추가로 부담하는 물류비와 유류비가 제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정기적으로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주도는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분야별 세부 대응 계획을 보완하고, 다음 회의에서 과제별 추진 상황과 정책 효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