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22일 심사한 2026년 제2회 추경예산안이 단순한 예산 심의를 넘어 도청의 재정운용 기조 변화를 두고 의원들과 집행부 간 첨예한 대립의 장이 됐다. 민선 9기 출범 후 첫 추경안이자 지난 5년 만에 처음 추진되는 지방채 발행(약 630억 원 규모)을 둘러싸고 재정 건전성과 의회 투명성 문제가 집중 조명됐다.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첫 지방채 발행 추경안을 심사하며 차입 조건 불투명과 예비비 편성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첫 지방채 발행 추경안을 심사하며 차입 조건 불투명과 예비비 편성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지방채 발행 규모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474억 7242만 원(75.4%), 호우피해복구 2개 사업 107억 2811만 원(17%), 사방시설 조성 47억 7492만 원(7.6%)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발행 이자율과 차입처, 상환기간 등 구체적인 차입 조건이 협의 단계인 상태에서 의회의 사전 동의를 구하는 형태여서 투명성 논란을 낳았다.

박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김해7)은 "지방채 발행 규모를 봤을 때 반드시 지방채로 해결했어야 했느냐는 의구심이 강하다"며 "기채 발행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되고, 다음부터는 의회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 경고했다. 장병국 위원장(국민의힘·밀양1)도 "어디에, 어느 정도의 이자로 빌릴 것인지 의회에는 알려주지 않고, 이만큼 빌릴 테니 승인해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한 뒤 "지난 4년간 긴축재정을 부르짖었는데, 5년 만에 처음 지방채를 내면서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순세계잉여금도 변동이 있고 교부세도 증액되는데 그에 따른 지방채 금액이 달리 정해져야 한다"면서 "지방채 발행은 특별히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도의 최근 5년 채무비율 추이를 보면 2022년 9.39%에서 2023년 8.29%, 2024년 7.66%, 2025년 5.87%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였다.

예비비 운영 방식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당초 505억 원의 예비비를 일반재원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이 예비비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장병국 위원장은 "고유가피해지원금을 예비비로 잡은 것이 문제고, 505억 원을 삭감해 일반재원으로 쓰는 것도 문제"라며 "당초 예비비는 목적과 취지가 분명하고 회계원칙이 엄연한데, 이런 편성은 원칙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관맹 의원(국민의힘·함안1)도 "고유가피해지원금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편성 사실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예산을 예비비에 편성했다가 다시 빼는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 앞으로는 재정운용 원칙에 따라 정확하게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