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026년 8월 5일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도는 즉각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을 추진해야 하며, 현재의 세입·세출 구조를 방치할 경우 재정위기가 연년히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추 지사는 취임 직후 민선8기가 부족한 예산을 이유로 이미 진행 중인 민생사업과 필수사업의 올해 예산을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노인장기요양(1,234억원), 소아응급의료기관 육성(10억원), 친환경 농축산물 학교급식(34억원), 산후조리비 지원(80억원), 교육청 급식비 지원(584억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지원(291억원) 등 필수·민생사업 예산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치 편성되지 못했다.
경기도가 처한 위기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도는 2025년 한 해에만 세 차례에 걸쳐 약 9,43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는데, 이는 지방채 발행 한도인 9,460억원의 99.6%에 해당한다. 지방채 발행 자체가 20년 만에 처음인 상황이다. 이것으로도 부족해 도는 2025년 5월 용도가 명확히 정해진 기금까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한 후, 세 차례 추경을 통해 각종 기금 5,588억원을 통합계정을 거쳐 일반회계로 끌어다 썼다. 남북협력기금은 384억원 중 340억원을 통합계정으로 이전했으며, 남은 기금은 44억원뿐이다. 기금의 본래 목적을 담당할 재원이 사실상 소진된 것이다.
경기도의 재정위기는 구조적이다. 경기도 본청에는 지방소득세가 없으며, 전체 도세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 거래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의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원에서 현재 약 8조원 수준으로 약 30% 감소했다.
신도시와 기업유치 정책에서도 구조적 불균형이 드러난다. 세 번째 신도시 개발로 당초 6,500억원으로 예상했던 취득세 수입은 공공임대주택 비율 확대와 LH 직접개발로 인해 2,3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가 들어서면 경기도는 교통과 소방, 복지와 기반시설 확충에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세입 확충은 기대에 못 미친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유치도 마찬가지다. 경기도가 전력, 용수, 교통망 확충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해도 기업활동으로 발생하는 법인지방소득세는 시·군에 귀속될 뿐, 인프라 투자를 주도한 경기도는 단 1원도 받을 수 없다.
향후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기도의 복지예산은 현재 전체 예산의 약 49%이며, 현재의 증가세가 계속되면 머지않아 6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2022년 이후 경기도 전체 인구는 약 30만 명 증가했는데,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배인 약 60만 명이 늘었다. 최근 5년간 고령인구 증가율은 연평균 6.8%로 전국 평균 5.4%보다 높다. 대규모 인구유입과 고령화로 인한 복지수요는 앞으로 더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추 지사는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예산처 장관을 직접 만나 제도개선을 건의했으며, 경기도의회에도 재정 실상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제도개선만으로는 부족하며, 경기도의회와 31개 시·군, 1,420만 도민과 모든 공직자가 '원팀'이 되어 현실을 직시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