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만 3천여 명의 작은 군 지역 가평이 밤 10시까지 도서를 빌릴 수 있는 '열린 도서관', 주말 음악 공연, 반값 최신영화 상영 등 도시 못지않은 문화복지로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 대도시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일상이 가평에서 현실이다.

가평군의 문화복지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공공도서관이다. 한석봉, 설악, 청평, 조종도서관 등 4개 공공도서관은 1월 1일과 설·추석 명절을 제외하면 사실상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공공도서관이 주말 운영 후 월요일에 휴관하는 것과 달리, 가평군은 일주일 내내 문을 연다. 이용시간도 철저히 사용자 중심이다. 도서 대출과 자료실 이용은 평일 저녁 10시까지 가능해 직장인과 학생들이 퇴근과 학업을 마친 뒤 여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일반 열람실은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개방해 수험생과 자기계발 중인 군민들을 지원한다. 이는 여타 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운영 방식이다.
주말이면 가평에는 음악이 흐른다. 옛 가평역 폐선부지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음악역1939'에서는 4월부터 10월까지 거의 매주 공연이 열린다. 대표 프로그램인 '가평 토요라이브(G-SL)'와 '피크닉 콘서트'를 비롯해 야외버스킹, 달빛영화제, 자라섬재즈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특히 면 단위 지역의 문화 소외현상을 줄이기 위해 연 4차례 '우리동네 콘서트' 대규모 음악 공연을 개최한다. 이달 8월에도 다채로운 공연이 계획돼 있다. 1일에는 국악과 재즈가 어우러진 가평 토요라이브가 열렸고, 8일에는 블루화, 밴드죠, 권범 등이 출연하는 피크닉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22일에는 가수 소찬휘와 스페이스A, 김정남 등이 출연하는 대규모 레트로 뮤직페스티벌이 펼쳐지며, 23일과 25일에는 청평면 청춘역1979에서 'KBS전국노래자랑 가평군편' 예선과 본선이 개최된다. 29일에는 음악역1939 야외 잔디광장에서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최신영화도 서울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가평읍의 '1939시네마'와 조종면의 '조종시네마'에서는 화제작을 서울과 같은 날 상영한다. 최근 개봉한 '오디세이'와 '호프'도 동시에 개봉돼 주민들이 관람할 수 있었다. 더 큰 장점은 가격이다. 관람료는 7천 원으로 일반 영화관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인기 개봉작의 경우 서울에서는 주말 인기 시간대 예매가 어려우나, 가평에서는 넉넉한 좌석과 쾌적한 환경에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최신 영화를 즐길 수 있다.
10여 년 전 서울에서 가평으로 이사 온 조범신 씨(설악면 신천리)는 "가평 주민들은 익숙해서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가평의 문화복지 수준을 금방 체감한다"며 "문화는 물론 교통과 의료 인프라까지 꾸준히 확충된다면 가평은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