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이 플랫폼 배달라이더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3일 법원은 배달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하면서 실제 노동관계를 기준으로 노동자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서울고등법원의 배달라이더 노동자성 인정 판결이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 회복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특별시의회 제공)

현재 배달라이더, 대리운전기사, 택배기사, 돌봄노동자 등 수많은 노동자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한 채 산업재해, 장시간 노동, 소득 불안정, 일방적인 계약 변경과 해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노동을 보호하는 법과 제도는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판결은 노동자의 권리가 계약서의 명칭이나 플랫폼의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없으며,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한다면 노동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계약 형식과 외형보다 실제 노동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한 이번 판결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플랫폼 노동자들의 권리를 회복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노동자의 권리가 법원의 판결을 통해서만 하나씩 인정되는 현실은 개선이 필요하다.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노동자가 수년간 소송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노동기본권은 개별 노동자의 희생으로 획득하는 권리가 아니라 국가가 법과 제도를 통해 당연히 보장해야 할 헌법적 권리라는 원칙이 요구된다.

정부와 국회는 관련 입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노동자가 아니라는 점을 사용자가 입증하도록 하는 '노동자 추정제도' 도입과 계약 형식과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하는 관련 법·제도 마련이 제안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을 기존 제도의 예외로 두기보다는 새로운 노동 현실에 맞는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

서울시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서울은 전국에서 플랫폼 노동자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도시이며 배달노동과 이동노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지역이다.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교육, 휴게시설 확충, 노동상담과 권리구제 지원, 사회안전망 강화, 공정한 플랫폼 거래질서 확립 등 실질적인 정책을 보다 촘촘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서울시가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한층 강화하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관련 조례와 제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여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를 비롯한 모든 일하는 시민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주동 서울특별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노동부대표는 "노동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만 노동의 존엄과 노동자의 권리는 결코 변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노동이 존중받는 서울, 일하는 시민이 안전하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동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