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서는 가뭄과 폭우가 동시에 몰아쳤다. 박완수 지사가 함안 가뭄 급수현장을 찾은 날, 거제에서는 폭우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복구를 지시했다. 도는 호우주의보에 비상 1단계를 가동한 뒤 특보가 확대되자 곧바로 2단계로 올렸다. 가뭄 대응과 수해 복구를 한 지사, 한 부지사가 같은 주에 오가는 모습은 올여름 기후가 얼마나 극단을 오가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경남도의회도 거제·통영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촉구에 나서며 도정과 발을 맞췄다.

재난 대응과 별개로 창업 지원은 여러 갈래로 뻗었다. 경남도는 창업도약패키지 행사에 참여하고 동남권 대학·기관과 연합 투자설명회를 열었으며, 남동발전과도 창업기업 지원을 논의했다. 한 지역이 아니라 여러 축을 동시에 굴리는 방식인데, 성과는 개별 사업 수보다 이들이 실제로 얼마나 연결되는지에서 갈릴 것이다.

한편 포천·의정부·대전 등 여러 시의회는 재정 운용과 행정사무를 따져보는 데 힘을 쏟았다. 재난과 예산, 창업이라는 서로 다른 현안 속에서도 의회의 감시 기능은 계절과 무관하게 이어지고 있다.

경남, 창업부터 일자리대상까지 한 흐름

19일 경상남도가 고용노동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날, 창원에서는 한화엔진 중속엔진공장이 준공돼 87명의 신규 고용이 발생했다. 상은 숫자로 끝나지 않았다. 앞서 경남도 앵커 사업은 2257명의 취업·창업 실적을 냈고, 경남투자경제진흥원은 고성 율대농공단지를 직접 찾아 입주기업 구인 수요를 조사했다. 사무실에 앉아 통계를 내는 대신 현장에 나가 인력난의 실체를 확인한 방식이다.

창업 지원은 투자 유치로 확장됐다. 경남도는 부산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창업도약패키지 행사와 동남권 창업-BuS 연합 IR에 잇따라 참여해 부산·울산과 함께 지역 스타트업의 투자 실행을 노렸다. AI 스타기업은 태국 방콕 전시회에서 업무협약을 맺으며 해외로 나갔다. 반면 창원시와 경남은행의 상생금융 협약은 대출 규모를 지난해의 2.5배로 늘리는 방식으로, 소상공인의 당장의 자금난에 초점을 맞췄다. 같은 시기 미래 인재 양성과 눈앞의 생계 지원이 나란히 움직인 셈이다.

그날 지방정부가 다룬 일제목 기준 분야 분류 · 분류되지 않은 29건 제외경제·일자리폭염·기후문화·관광안전·치안교육·청년행정·재정도시·교통복지·돌봄05101515건14건8건7건7건6건5건4건자료: 프레스데이터 수집 원장
황인홍 무주군수가 14일 김제시청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기초단체 규제 혁신 간담회에 참석해 인구감소지역 규제완화를 건의하고 있다. /전북 무주군 제공
황인홍 무주군수가 14일 김제시청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기초단체 규제 혁신 간담회에 참석해 인구감소지역 규제완화를 건의하고 있다. /전북 무주군 제공

가뭄 급수차가 호우 비상으로 바뀌기까지

경남은 이달 초까지 가뭄과 싸웠다. 소방차 200여 대와 전국에서 모은 군 급수차 108대가 함안·의령 등지에 급수를 날랐고, 박완수 지사와 강기윤 창원시장은 광복절 연휴에도 현장을 찾아 장병과 소방대원을 격려했다. 백호우 27대, 양수기 51대까지 투입한 건설장비 지원은 가뭄 대응치고는 이례적인 규모였다.

그런데 열흘 만에 상황이 뒤집혔다. 16일 남해·사천·고성에 호우경보가 내리자 경남도는 비상근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급히 올렸고, 거제·통영·고성에는 재난관리기금과 재해구호기금을 합쳐 17억 원이 긴급 투입됐다. 가뭄 대응 체계를 그대로 호우 대응으로 전환한 셈인데, 같은 지역이 열흘 사이 물 부족과 물난리를 모두 겪은 것은 올여름 기후의 변덕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편 서울 도봉구는 재난 대응이 아니라 '기후정의' 개념을 앞세운 탄소중립 계획을 짜고, 창원시는 탄소중립 평가에서 전국 1위를 받았다. 재난 현장을 뛰는 지자체와 정책 설계에 몰두하는 지자체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강기윤 창원특례시장이 19일 국가산업단지 내 한화엔진 중속엔진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창원특례시 제공
강기윤 창원특례시장이 19일 국가산업단지 내 한화엔진 중속엔진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창원특례시 제공

도서관은 축제장이 되고, 여행은 상품이 됐다

경상남도의 문화 행보는 '큐레이션'에 방점이 찍혔다. 경남대표도서관은 9월 한 달간 책과 강연, 음악을 엮은 '북돋움 축제'를 준비하고, 마산회원도서관은 지역 작가 김중미를 초청해 돌봄과 연대를 이야기하는 특강을 마련했다. 도서관이 단순 대출 공간을 넘어 지역 콘텐츠를 매개하는 무대로 바뀌는 흐름이다.

관광 정책은 '체류'와 '연계'를 키워드로 움직였다. 경남도는 함양·거창·산청·합천·하동·구례 6개 군 가운데 두 곳 이상을 엮는 지리산권 웰니스 여행상품을 22일부터 가동하고, 창원시는 전담여행사를 통해 진해군항제와 NC다이노스 경기, 지역 체험을 묶은 상품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단일 명소를 파는 대신 여러 자원을 이어 붙여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가 겹쳐 보인다.

한편 경남도는 60여 년 이어온 문화상 후보 추천을 9월 말까지 받으며 지역 인재 발굴이라는 오래된 축을 병행했다.

국토교통부가 수색~광명 고속철도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하며 24.5km 지하 전용선 신설 사업이 추진된다. /광명시 제공
국토교통부가 수색~광명 고속철도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하며 24.5km 지하 전용선 신설 사업이 추진된다. /광명시 제공

거제 물난리 수습, 복구와 훈련이 겹쳤다

경남 거제와 통영은 사흘간 내린 집중호우로 사망 1명, 부상 3명이 발생하고 125세대 165명이 대피했다. 도의회는 두 도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라는 건의안에 여당 의원 전원이 서명했고, 건설소방위원회는 옥포동 산사태 현장과 덕포동 피해지를 직접 돌며 법정 지원금 즉시 지급을 촉구했다. 소방본부는 18개 소방서 의용소방대원 1,260명을 19일부터 닷새간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정치권의 촉구와 현장 인력 투입이 같은 날 동시에 움직인 셈이다.

같은 시기 다른 지역에서는 을지연습이 진행됐다. 음성군은 비상소집부터 전시 전환까지 실전 수준의 대응을 부서장들에게 당부했고, 경남도의회 의장단은 훈련장을 찾아 근무 직원을 격려했다. 폭우 피해 복구와 국가 위기관리 훈련이 나란히 벌어진 것은 재난 대응 체계가 실제 재해와 모의 훈련 양쪽에서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는 뜻이다. 창원의 해양친수시설 점검처럼 사고를 미리 막으려는 움직임과, 이미 벌어진 피해를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한 도 안에서 동시에 나타난 하루였다.

창녕군이 하수처리시설 고도화 사업을 추진 중인 창녕 공공하수처리시설 현장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창녕군 제공
창녕군이 하수처리시설 고도화 사업을 추진 중인 창녕 공공하수처리시설 현장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창녕군 제공

정착이냐 취업이냐, 청년정책 두 갈래

경상남도가 청년을 겨냥한 두 사업을 같은 시기에 굴렸다. 하나는 '경남형 청년마을 조성사업'으로, 도내 9개 시군에서 신청한 20개 단체 중 17개를 선정해 창업과 지역 정착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른 하나는 '사회연대경제 청년 일경험 시범사업'으로, 19~39세 미취업 청년을 마을기업이나 협동조합에 연결해 실무 경험을 쌓게 한다. 청년을 지역에 눌러앉히려는 접근과 일단 일터에 넣어보려는 접근이 한 도청에서 동시에 굴러가는 셈이다.

창원특례시는 청년 이전 단계, 즉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으로 눈을 돌렸다. '학령기 자녀 성장 이야기' 프로그램을 나흘간 운영하며 초등학생과 부모가 함께 진로를 그려보게 했다.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도 단위 정책과, 진로 탐색을 돕는 시 단위 프로그램이 세대별로 결을 달리하며 맞물린 하루였다.

홍성군은 2027년도 교육경비 보조금 사전심사를 마무리했다.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신청한 사업 규모는 37억 7600만 원에 이른다. 미래 세대 지원이 창업과 취업, 진로 체험, 예산 심사까지 각기 다른 이름으로 흩어져 있지만, 결국 같은 문제의 다른 단면이다.

인구감소 대응, 건의와 실행 사이

인구감소지역을 대하는 방식이 지역마다 갈렸다. 무주군은 규제 자체를 문제 삼았다. 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을 같은 잣대로 묶는 현행 규제를 두고 전북 5개 시군 단체장이 함께 차등화를 건의했다. 예산군은 계획으로 대응했다. 2027년부터 5년간 정주여건과 생활인구 확대에 방점을 찍은 2차 대응계획을 최종 보고했다. 경남 고성·산청·함양은 실행 단계로 넘어갔다. 방문객이 숙박과 음식, 체험에 쓴 비용의 절반을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휴가지원 시범사업에 선정돼 관광객 지갑을 직접 겨눴다. 건의, 계획, 실행이 한날 나란히 놓인 셈이다.

재정을 들여다보는 시선도 달랐다. 경남도는 137만여 건, 156억 원 규모의 주민세 고지서를 발송하며 세입 확보에 나섰고, 포천시의회는 반대로 세출 쪽 방만함을 짚었다. 신북 공공임대주택 사업의 재원 부족이 지방채 발행 검토로 이어진 배경에 재정안정화기금의 반복적 전용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의정부시의회는 아예 감사 이전에 시민 의견부터 받기로 했다. 세금을 걷는 방식과 쓰는 방식, 그리고 그 씀씀이를 누가 먼저 들여다보는가가 오늘 하루의 온도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