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회는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조례를 찾아내기 위해 전면 점검에 나섰다. 9월 2일 의정회의실에서 '2026년 제2차 입법평가위원회'를 열고 도와 교육청의 조례 20건을 검토했다.

도의회는 이날 평가 보고서를 심의·조정하고 법제적 문제점과 추가 개선안을 논의했다. 박준 의장은 새로 위촉된 도의원 6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도민의 미래를 여는 데 기여하는 평가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검토 대상은 개인정보 보호, 디지털 접근성,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학교급식과 학생 보호, 농어촌·수산업 진흥, 산업·관광, 여성폭력과 식품안전 등 도민의 생활과 직결된 20개 규정이다. 도의회의 6개 상임위원회(기획행정, 교육, 농해양수산, 경제환경, 건설소방, 문화복지)가 소관하는 규정을 두루 검토해 정책 곳곳의 허점을 살폈다.
입법평가는 제정 당시 목적을 현장에서 실제로 달성하고 있는지, 상위법 개정과 사회·정책 환경의 변화를 반영했는지, 예산과 사업이 효율적으로 집행되었는지를 종합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번 위원회는 단순한 문구 수정을 넘어 "제도는 있지만 사업이 없는 경우", "현실과 맞지 않는 지원 기준", "새로운 법과 제도를 반영하지 못한 규정"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주목할 만한 개선안들이 여럿 나왔다.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규정은 국고보조 사업의 연령 범위와 지원 대상이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받았고, 규정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보편적 지원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보취약계층의 정보통신 접근성 향상 규정은 최근 시행된 디지털포용 관련 법과 정책 환경을 담기 위해 전면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교육 분야에서는 학생 학대 예방 규정의 범위를 '가정 내'로 한정하지 말고 모든 학대 상황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현장체험학습과 체육복 지원을 한 조례에서 다루고 있는데, 성격과 행정체계가 다른 만큼 분리해 체계성과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검토되었다.
농어촌과 산업·유통 부문 평가는 현장 변화 반영에 초점을 맞췄다. 농수산물 전자상거래 규정은 온라인 도매시장과 디지털 유통 확대에 대비해 직거래 중심의 지원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농어촌민박사업 지원 조례도 광역 차원의 종합 계획 수립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개선안이 담겼다.
영상정보처리기기의 기술 진화에 맞춘 개인정보 보호 규정 정비, 관광기념품의 온라인 판로 개척, 문화바우처의 '문화이용권' 체계 전환, 상위법과 충돌 가능성이 있는 도로복구 원인자부담금 환급 조항 정리 등 시대와 도민의 실제 삶을 반영한 과제들이 광범위하게 논의되었다.
이번 위원회에는 새로 위촉된 도의원 외에도 법률·법제 전문가, 변호사, 교수, 연구원 등이 참여해 보고서에 대한 법제적·전문적 검토를 거쳤다. 평가의 객관성과 완성도를 높이고, 실제 규정 개선으로 이어질 정책 대안을 도출하기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이 전개됐다. 강성중 위원장은 "조례는 제정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 변화와 도민 요구에 맞게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이번 평가를 통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조례, 도민의 삶에 변화를 만드는 조례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의회 입법평가위원회는 총 1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9차례 회의를 거쳐 도와 교육청의 조례 133건을 평가했다. 이 중 101건이 이미 개정되었거나 개정 절차를 밟고 있다. 2026년 제2차 입법평가 보고서는 9월 중 최종 발간될 예정이며, 평가 결과는 향후 상임위원회와 집행기관의 조례 개정 및 제도 개선에 활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