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들이 행정 효율화 도구를 잇달아 선보였다. 충남도의회는 AI 재정자료 검색시스템을 가동했고, 서울 중구는 전국 최초로 '내편안전'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예산이나 인력보다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 자체가 행정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호우 피해 이후 대응도 이어졌다. 경남도의회 박준 의장은 거제와 통영의 피해 현장을 찾았고, 통영시의회는 민생회복지원금 35만원 지급을 확정했다. 현장 점검과 실질 지원이 같은 지역에서 맞물려 나온 셈이다.

미래 사업을 놓고는 지자체 간 신경전도 뚜렷했다. 충남도는 문체부에 8개 사업 국비 지원을 신청했고, 진주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유치를 국회에 건의했다. 부안군은 국토부 장관을 불러 수소도시 사업을 점검받았고, 과천시는 CES 2028 참가기업 수요조사에 나섰다. 예산과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각자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밖에서 돈을, 안에서 효율을 찾다

충남도가 같은 날 재정을 다루는 두 갈래 움직임을 보였다. 박수현 지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백제문화 야간 공연, 계룡군문화엑스포, 해미국제성지 등 8개 사업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야간경제와 종교 행사라는 특정 수요를 겨냥해 중앙정부의 곳간을 두드린 셈이다.

같은 날 충남도의회는 시선을 안으로 돌렸다. 예산정책담당관이 쌓아온 재정 분석 자료를 인공지능으로 검색하고 요약하는 시스템을 가동했다. 별도 예산 없이 기존 'AI의정브레인' 인프라 위에 직원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나는 외부 재원을 확보하려는 시도이고 다른 하나는 있는 자원을 더 잘 쓰려는 시도다. 재정을 늘리는 방식과 재정을 다루는 방식, 두 접근이 한 지자체에서 동시에 나타난 하루였다.

그날 지방정부가 다룬 일제목 기준 분야 분류 · 분류되지 않은 5건 제외행정·재정안전·치안경제·일자리폭염·기후문화·관광복지·돌봄00.511.522건2건2건1건1건1건자료: 프레스데이터 수집 원장

2026.8.18 대한민국 브리핑
박수현 충남지사가 18일 도청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면담해 8개 사업 국비 지원을 신청하고 있다. /충청남도청 제공

안전도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시대

안전 관리 방식이 지역마다 다른 층위에서 움직였다. 부안군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하서면 신재생에너지단지를 찾아 수소도시 조성사업의 인프라 구축 상황을 점검했다. 수소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도시 인프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안전성 확보가 국가 차원의 관심사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서울 중구는 눈에 띄는 방식을 택했다. 중대재해와 산업안전 관리를 하나로 묶은 '내편안전'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이달부터 4개 부서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법정 의무사항부터 위험성평가, 점검 기록까지 한 화면에서 확인하도록 만든 점이 특징이다. 현장 점검이라는 전통적 방식과 통합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접근이 같은 날 나란히 등장했다. 안전을 확인하는 방법 자체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2026.8.18 대한민국 브리핑
과천시가 CES 2028 참가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9월 4일까지 사전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과천시 제공

기업 지원, 발로 뛴 곳과 자리에서 챙긴 곳

과천시는 2028년 CES 참가를 원하는 관내 기업을 미리 찾아 나섰다. 9월 4일까지 수요조사를 벌이는데, 2년 뒤 열릴 전시회를 지금부터 준비하는 셈이다. 신계용 시장이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 현장을 직접 다녀온 경험이 정책의 출발점이 됐다. 행정이 해외 전시장까지 발을 들인 뒤 지역 기업의 손을 잡아끄는 방식이다.

창원특례시의회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의장단이 모여 하반기 기업 현장방문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실제 방문 계획보다 9월 정례회의 일정 점검이 회의의 큰 축이었다. 기업 지원이 의회 일정표 안의 한 항목으로 놓인 모습이다.

같은 '기업 지원'이라는 말 안에도 온도차가 있다. 한쪽은 구체적 대상과 마감일을 정해 움직였고, 다른 쪽은 방침을 세우는 단계에 머물렀다. 실행의 속도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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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가 지난 18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 AI 기반 재정자료 검색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충청남도의회 제공

폭염 대신 호우, 현장을 찾은 도의회

8월 중순 들어 기후 이슈의 중심이 폭염에서 집중호우로 옮겨갔다. 경상남도의회 박준 의장은 18일 거제시와 통영시의 호우 피해 현장을 직접 찾아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 5명이 동행한 규모 있는 방문이었다.

폭염 특보가 이어지던 여름 한복판에 갑작스러운 집중호우 피해가 겹치면서, 자치단체와 의회의 대응 축이 그늘막·물놀이장 점검에서 침수·산사태 복구 지원으로 빠르게 옮겨간 모습이다. 같은 여름이라도 재난의 얼굴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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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안군 하서면 신재생에너지단지를 찾아 수소도시 조성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전북 부안군 제공

국립미술관 유치전, 예산보다 발걸음이 먼저

진주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을 놓고 국회를 두 번 찾았다. 조규일 시장은 지난 12일과 13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2027년도 정부예산에 실시설계비 10억 원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문화 인프라를 국비로 끌어오려는 시도는 매년 되풀이되지만, 예산안 편성을 앞둔 8월에 시장이 직접 의원실을 도는 방식은 자치단체가 국비 확보를 얼마나 절박하게 보는지 보여준다.

분관 유치는 완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사업이다. 그런데도 실시설계비라는 작은 항목을 놓고 상임위와 예결위를 나눠 접촉한 대목이 눈에 띈다. 큰 그림보다 다음 예산안에 숫자 하나를 넣는 실무적인 싸움이 먼저라는 뜻이다. 문화시설 유치가 결국 정치적 설득과 예산 절차의 문제로 좁혀지는 과정을, 이번 방문이 압축해 보여준다.

33만 원에서 35만 원, 의회가 손을 댔다

통영시의회가 8월 3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임시회에서 시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을 35만 원으로 확정했다. 통영시가 처음 내놓은 안은 33만 원이었다. 심사 과정에서 증액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협의를 거쳐 2만 원이 더 붙었다.

집행부가 짠 예산안이 의회 문턱에서 그대로 통과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재난성 지원금은 대개 행정이 액수를 정하고 의회가 승인하는 순서로 흘러가는데, 이번에는 그 순서에 논의가 끼어들었다. 액수 자체보다 결정 과정에 협의의 여지가 있었다는 사실이 더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