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인공섬이 20년째 비어 있는 이유는 결국 하나의 사업에 두 개의 소송이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4차 공모 사업자와의 소송, 5차 공모 사업자와의 소송이 동시에 살아 있어, 창원시는 사업을 다시 시작하지도 접지도 못하는 교착에 빠져 있습니다.

전홍표 의원은 2025년 9월 시정질의에서 이 상황을 이렇게 짚었습니다. 5차 공모 사업자가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우선협상 지위를 유지하는 한편 4차 재평가도 진행해야 하는 상태를 두고, "한 사업을 두 개의 공모 업체가 지위를 갖고 있다는 말과 같은 겁니다. 대한민국에 이런 사업이 어찌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13차까지 간 협상, 그리고 지정취소
두 소송의 뿌리는 각각 다릅니다. 5차 공모에서는 2021년 11월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창원시와 13차례 실시협상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생활숙박시설 용도 문제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창원시는 2024년 3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취소했습니다.
당시 홍남표 시장은 2023년 12월 시정질의에서 지정취소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협상이 2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지금까지 쭉 그 합의가 안 됐던 부분이 생숙에 관계되는 그 부분"이었다는 것입니다. 반면 전홍표 의원은 "3천억이 넘는, 땅값만 해도 3천억이 넘는 이 개발사업을 불과 일주일 상간으로" 취소한 것은 성급했다고 맞섰습니다. 지정취소를 당한 업체는 곧바로 소송을 냈습니다.
4차 공모에서는 반대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2021년 4차 공모에서 탈락한 GS건설 컨소시엄이 심의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소송을 냈고, 2024년 6월 대법원에서 창원시가 최종 패소했습니다. 창원시는 4차 공모 사업계획서를 다시 평가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2026년, 두 소송의 갈림길
회의록이 멈춘 2026년 3월 이후, 두 소송의 방향은 갈렸습니다. 5차 공모 취소처분을 둘러싼 소송은 2026년 1월 항소심에서 법원이 창원시의 손을 들어주며 일단락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반면 대법원 판결로 다시 열린 4차 공모 재평가에서는, 사업자가 제출한 서류에 업체명이 표기돼 공모지침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또 다른 소송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송이 하나씩 정리돼도, 사업 자체는 여전히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자만 쌓였습니다.
지적은 쌓였지만, 절반이 미결
창원시의회는 마산해양신도시를 놓고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행정사무감사에서 14건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처리 결과를 보면 절반가량이 여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았습니다.

시가 받아들인 지적은 4건뿐입니다. 부분 반영 4건, 거부 3건, 미정 2건, 확인 불명 1건입니다. 거부와 미정을 합친 미해결 5건에는 핵심 쟁점이 몰려 있습니다. 4차 공모 심의위원 구성 절차 논란(2021), 감사결과 발표 시기·기준의 불명확성(2023), 그리고 "대출이자 159억 지출, 4·5차 모두 소송 중"이라는 2024년 지적이 그것입니다.
감사 자체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전홍표 의원은 2023년 12월과 2025년 3월, 창원시의 감사 결과가 4차 공모 소송 상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홍남표 시장은 "그 소송의 유불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적인 진실 여부가 더 중요하다"며 자료를 소송 대리인에게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감사를 둘러싼 이 공방은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주장입니다.
새 시장의 방향 선회
이 사업은 정치 지형이 바뀌는 동안에도 표류했습니다. 홍남표 전 시장이 당선무효로 물러난 뒤 장금용 시장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착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26년 7월 취임한 강기윤 현 시장은 방향을 다시 잡겠다고 밝혔습니다.
강 시장은 당선인 시절인 2026년 6월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찾아 "마산 원도심 발전의 원동력이 될 그림을 새로 그리겠다"며, 아파트 중심 개발에는 선을 긋고 민간·공공 복합개발 방식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도 구상 단계에서 언급했습니다. 20년간 민간 자본에 기대 실패를 반복한 사업이, 이제 공공의 역할을 다시 묻는 자리로 돌아온 셈입니다.
빈 섬에서 이자가 빠져나가는 동안, 창원시가 확인한 것은 형태를 먼저 정하고 데이터를 끼워 맞춘 20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