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30일 서소문고가차도 경관개선사업이 준공됐다. 다리를 새로 놓은 것이 아니라 1966년에 놓인 다리를 알루미늄 외장재로 감싼 공사였다. 준공에 앞서 서울시가 「서소문고가차도 새롭게 태어나다」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냈다고, 그해 11월 한 의원이 본회의에서 밝혔다.

그해 마흔두 살이던 고가차도였다. 도로의 흉물을 거리의 가구로 바꾸겠다는 시범사업이었다. 18년 뒤인 2026년 5월 26일, 서울시는 그 다리를 뜯어내던 중이었다. 상판이 무너졌다.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현장에서 세 분이 사망하셨고 공무원 세 분이 부상을 입어 치료 중입니다」라고 시의회에 보고했다. 고인들의 직위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구조전문가였다. 이 시리즈는 이후 그들을 「고인들」로 적는다.

이 편은 그 껍데기를 씌우기로 한 해의 기록이다.

서소문고가 60년의 연도별 투입액(계약 기준, 단위: 억원). 2007년 씌우기, 2020년 고치기, 2025년 뜯고 다시 놓기로 이어졌다. 경남포스트 제공
서소문고가 60년의 연도별 투입액(계약 기준, 단위: 억원). 2007년 씌우기, 2020년 고치기, 2025년 뜯고 다시 놓기로 이어졌다. 경남포스트 제공

「고가시설물 경관개선 시범사업」

사업은 2007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 편성됐다. 소관은 건설기획국이었고, 시범 대상이 서소문 고가차도였다.

2007년 6월 29일 서울시의회 건설위원회에서 한 의원이 물었다. 「시범사업 대상으로 서소문 고가차도를 선정하였는데, 그렇지요?」 이어 「서소문 고가차도가 언제 준공되었지요?」라고 물었다. 1966년에 놓인 다리였다.

건설기획국장이 공법을 설명했다.

"모형물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옆에 콘크리트 구조물에 알루미늄이라든지 이런 내구성이 강한 외장재 패널을 부착을 해서 경관을 개선하는 사업이 되겠습니다."

1단계 계획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10개소였다. 서소문이 그 첫 번째였다.

예산 심사 자리에서 이미 물었다

같은 날 다른 의원이 안전을 물었다. 「하중 증가에 따른 구조물의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검토가 된 것입니까?」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외장을 멋있고 화려하게 하는 것은 좋은데 40년 이상 된 고가구조물을 안전점검이라든가 매년마다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서 보수부위를 결정하고 보강부위도 결정해서 보수·보강도 하고 유지관리를 해 가고 있는데 외부에 이런 조형물이 딱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과연 지금과 같이 구조물에 대한 세밀하고 안전한 점검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어서 질의를 드리는 것이니까"

넉 달 뒤 행정사무감사에서 같은 의원이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 「빔이나 슬래브에 외장재를 씌우기 때문에 사실은 정밀점검이나 진단할 때 균열이라든가 열화된 부분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사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건설기획국장이 답했다.

"우리가 도심의 경관을 위해서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 개념으로 해서 그 사업을 하는데 그 이전에 우선 시설물에 대한 진단을 하고 점검을 해서 보수할 물량은 다 보수를 해야 됩니다. 저희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이번에 10억 정도를 들여서 일제히 보수를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서소문 고가차도의 구조형태가 단순 구조형태이기 때문에 일반 우리가 생각하는 형태보다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핵심적으로 봐야 될 것이 거더에 단부분이 지금 위원님 말씀하신 대로 취약할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심사 절차에 전문가가 참여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현상공모를 받을 때 구조전문가, 교량전문가도 심사위원회에 포함을 시켜서 이런 부분까지 전부 보고」 공법을 골랐다는 것이다.

계약은 이렇게 나갔다

조달청 계약 원장에 남은 기록은 세 건이다.

계약일계약명방법금액
2007-08-08서소문 고가차도 경관개선사업 실시설계 용역수의계약9,300만 원
2007-12-28서소문고가차도 경관개선사업일반경쟁19억 3,950만 원
2008-04-11서소문고가 경관조명 설치공사제한경쟁2억 2,543만 원

설계는 수의계약이었고 본공사는 일반경쟁이었다. 확인되는 계약액은 22억 6,000만 원이다.

2007~2008년 경관개선사업 계약 3건(단위: 억원). 실시설계는 수의계약이었다. 경남포스트 제공
2007~2008년 경관개선사업 계약 3건(단위: 억원). 실시설계는 수의계약이었다. 경남포스트 제공

의회는 이듬해 예산을 깎았다

2007년 11월 23일, 건설위원회는 2008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이 사업을 감액 대상에 올렸다. 위원회 심사 결과를 보고한 의원의 발언이다.

"일반회계에 대해 구의사거리 구조개선사업 등 총 39건 683억 6,200만 원을 증액하는 한편 고가시설물 경관개선사업 등 총 5건 99억 3,400만 원을 감액하고"

감액 5건의 합계가 99억 3,400만 원이었고 그중 하나가 이 사업이었다. 개별 사업의 감액 규모는 회의록에 적혀 있지 않다.

이미 2007년 제2회 추경에 20억 원이 편성돼 현상공모작이 선정되고 발주 절차가 진행 중이던 때였다. 본공사 계약은 그해 12월 28일 체결됐고, 공사는 이듬해 7월 30일 준공됐다.

공사가 끝나고 넉 달 뒤

2008년 11월, 외장재를 씌운 다리를 두고 행정사무감사가 열렸다. 한 의원이 이렇게 말했다.

"시민의 혈세를 투입을 해 가지고 경관개선사업이라고 해 가지고 의미 없이 안전성을 위협하는 사업이에요, 그게. 그러한 것을 갖다가 예산을 투입해 가지고 그렇게 해도 되겠는가. 고가차도가 흉물스럽다고 하면, 오래되었다고 하면 철거를 해야지요. 안전성을 담보로 하는 것이,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겁니다. 그런데 흉물스럽다고 해 가지고 바깥에 외장을 설치해 가지고 깨끗하게 미관상 보기 좋게 한다? 안에서는 썩어 들어가는데, 안에서 썩어 들어가서 부식되어서 나중에 무너지면 어"

집행부 안에서도 이 사업을 옹호하지 않았다. 한 간부는 「이것은 건설기획국에서 자기들이 아이디어를 내가지고 하나의 흉물을…….」이라며 말을 맺지 못했고, 다른 간부는 후속 사업에 대해 「저는 위원님하고 동감입니다. 같은 생각이기 때문에 중지시켰습니다」라고 답했다.

뜯어낸 것이 하나 더 있었다

같은 달 본회의에서 그 의원은 5분자유발언에 나섰다. 먼저 오해부터 짚었다.

"일부 시민들 중에는 과거에 노후된 콘크리트구조물을 안전성 확보를 위해 튼튼한 강재로 새로이 보강한 것으로 착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경관개선사업은 겉을 감싼 공사이지 구조를 보강한 공사가 아니었다. 그가 들어 보인 것은 콘크리트용 앵커였다.

"서소문고가차도 연석 부위에 외장용 뼈대를 설치하기 위해서 이 앵커를 무려 1,430개나 박았어요. 콘크리트 벽에다가 이런 앵커를 1,430개나 박았다는 사실입니다. 콘크리트의 경우 앵커를 박게 되면 미세한 균열이 발생되기 마련입니다. 콘크리트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세 균열로 인해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콘크리트는 파괴에 이를 수가 있으며 균열로 물이 스며들면서 앵커가 부식되고 콘크리트는 저절로 떨어져 나오게 됩니다. 한 마디로 콘크리트가 멍들어 있다는 사실이지요."

그리고 외장재를 붙이면서 함께 사라진 것을 지적했다.

"그것은 성수대교 붕괴사고 난 이후에 설치됐습니다. 전체 고가차도에 그게 설치되게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상시 안전점검을 위해서 설치한 통로마저 뜯어냈어요. 본 의원이 가서 확인했습니다. 중점관리가 필요한 42년 된 노후 교량을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채 시민의 혈세를 31억 7,000만 원이나 투입하면서까지 외장재로 뒤집어 씌우면서 과연 이것이 시민을 위한 것인지 본 의원은 도대체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진 뒤 전국의 고가차도에 만들어 둔 상시 안전점검용 통로가, 경관개선 공사에서 철거됐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사업비 31억 7,000만 원은 계약 원장으로 확인되는 22억 6,000만 원보다 9억가량 많다. 감리비 등 미포착 계약이 있거나 총사업비 기준일 수 있으나 이 기사는 어느 쪽인지 가리지 못했다.

사업은 다른 다리로 넘어갔다

시범사업은 서소문에서 멈추지 않았다.

2008년 8월 8일 「아현고가차도 경관개선사업 실시설계용역」이 9,777만 원에 계약됐다. 발주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였다. 앞서 그 의원이 본회의에서 「아현고가차도도 경관개선사업을 하겠다고 지금 진행 중에 있지요?」라고 물었던 그 사업이다. 서울역고가차도도 같은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서울 바깥으로도 나갔다. 2008년 4월 30일 부산광역시가 「부산광역시 고가시설물 공공디자인 개선」 용역을 1억 7,600만 원에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

다만 그해 11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집행부 간부는 후속 사업에 대해 「아현고가니 이런 것도 그런 계획이 있었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해서 지금 그렇게 하는 방법을 전체 중지해서 하지 않고 있고요」라고 답했다. 아현고가 실시설계 계약은 그보다 석 달 앞선 8월에 체결돼 있었다.

2008년 고가 경관개선 관련 계약(단위: 억원). 시범사업은 아현고가와 부산으로도 갔다. 경남포스트 제공
2008년 고가 경관개선 관련 계약(단위: 억원). 시범사업은 아현고가와 부산으로도 갔다. 경남포스트 제공

남는 것

2007년 예산 심사에서 외장재를 붙이면 점검이 되겠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집행부는 공사 전에 진단하고 보수하겠다고 답했고, 구조·교량 전문가가 심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의회는 이듬해 예산을 깎았고, 공사는 예정대로 준공됐다.

그로부터 10년 뒤 서울시는 이 다리를 정밀점검한다. 그 점검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그리고 왜 결과가 D등급이었는지를 2부에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