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서울시는 관내 교량을 놓고 존치할 것인지 철거할 것인지를 검토했다. 서소문고가는 존치 대상이었다. 교량안전과장이 나중에 시의회에서 그때를 이렇게 설명했다.

"2016년도에 서울시에 있는 교량들을 존치할 것인가 철거할 것인가를 검토를 했을 때 이것은 교통구조상 존치해야 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3년 뒤 이 다리는 D등급을 받았고, 철거가 결정됐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서울시의회 회의록과 검토보고서에 남아 있다.

서소문고가의 안전 상태 표기 변천. 2018년에는 정밀안전진단 대상이 아니어서 상태평가만 하게 돼 있었다. 경남포스트 제공
서소문고가의 안전 상태 표기 변천. 2018년에는 정밀안전진단 대상이 아니어서 상태평가만 하게 돼 있었다. 경남포스트 제공

2018년의 점검

2018년 4월부터 11월까지 서울시는 서소문고가를 정밀점검했다. 이듬해 3월 25일 이 다리에서 콘크리트가 떨어졌다.

2022년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의원이 낙탄 영상을 틀고 물었다. 「이게 2019년 3월 서소문고가예요. 콘크리트가 탈락됐는데 2018년 4월부터 11월까지 정밀점검을 시행한 거예요. 혹시 아세요?」

집행부의 답이 그 점검의 실체였다.

"송구한 말씀입니다만 2018년도에 정밀안전점검을 한 것은 서소문고가 보시면 아시지만 외벽에 외부 패널이 부착돼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패널을 뜯고 개구부를 통해서 점검을 한 충분치 못한 작업이었습니다."

교량안전과장도 같은 취지로 답했다.

"그 당시에 서소문고가 같은 경우는 저희들이 상태를 파악하기 쉽지 않게 외부 패널을 붙였기 때문에……."

그 「외부 패널」이 1부에서 본 2008년 경관개선사업의 알루미늄 외장재다.

점검의 등급 체계에도 제약이 있었다. 「원래 서소문고가는 정밀안전진단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아니다 보니까 저희들이 정밀점검을 하면서 상태평가만 하게 돼 있습니다.」

패널은 10년 만에 전부 뜯겼다

낙탄 사고 뒤 서울시는 알루미늄 패널을 걷어냈다. 2019년 9월 한 의원이 다른 위원회에서 이 다리를 사례로 들었다.

"바로 나가면 서소문고가가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거리르네상스라 해서 디자인을 접목한다고 육교에다 앙카를 1,300개 이상을 박고 패널을 붙였어요. 10년이 지나고 지금 다 뜯어냈습니다. 육교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패널을 걷어낸 뒤에야 제대로 된 진단이 가능해졌다. 2019년 11월 긴급 정밀안전진단이 완료됐고 결과는 D등급이었다. 검토보고서는 진단 내용을 이렇게 적었다. 「거더 강선 파단 등 노후화 징후가 다수 발견되었으며 장기간 공용에 따른 노후화가 상당부분 진행되어 부분보수만으로는 교량 성능의 완전한 회복이 어려운 상태」

원인은 2019년에 이미 문서로 적혔다

낙탄 석 달 뒤인 2019년 6월, 추가경정예산 심사 검토보고서가 사고 원인을 이렇게 적었다.

"2008년 서울시 고가시설물 경관개선사업 일환으로 서소문고가 외부를 감싸듯 덮어씌운 알루미늄 외장재로 인해 설치 이후 실시한 정밀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시 외관조사 및 비파괴조사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교각과 같은 주요부재들에 발생한 균열 등의 손상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회기에 집행부 간부도 2008년 사업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때 당시에는 서소문고가, 특히 이쪽 부분은 도심 내에 설치돼 있고 또 한 40여 년, 그때 당시에도 1966년도에 건설된 거였는데 42년 정도 지난 시설물이라 그쪽에 대한 주변 경관개선 민원이라든가 이런 것으로 해서 철거요구까지도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경관개선을 목적으로 저희가 보수공사를 추진하게 됐는데 안전에는, 점검이라든가 유지관리 측면에는 좀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2008년 당시에도 철거 요구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점검과 유지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집행부가 스스로 밝힌 대목이다.

같은 자리에서 다른 의원은 점검 이력의 문제를 짚었다.

"서소문고가차도의 점검상태를 보면 2008년 이후에 보통 한 2년 주기로 안전점검을 한 걸로 나옵니다. 나오는데 같은 회사가 하나도 없어요. 매번 달라요. 그러면 안전점검한 회사하고 시공자도 마찬가지거든요. 매번 다릅니다. 그러면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책임성에 대한 소재를 굉장히 구분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고치는 데 먼저 14억이 들어갔다

철거가 결정되기 전, 서울시는 이 다리를 고치는 데 돈을 썼다. 계약 원장에 남은 기록이다.

계약일계약명방법금액
2020-03-02서소문고가차도 보수공사(긴급)일반경쟁12억 4,034만 원
2020-03-04서소문고가차도 보수보강공사 실시설계 용역제한경쟁4,321만 원
2020-09-07서소문고가차도 보수공사(긴급)일반경쟁14억 5,168만 원

같은 계약명이 증액과 함께 다시 등재돼 있어 최고액으로 세면 긴급보수에 14억 5,168만 원이다. 2019년 추가경정예산에도 이 다리의 긴급 안전 확보 예산 12억 원이 편성됐다.

2020년 긴급 보수·설계 계약(단위: 억원). 뜯기로 결정하기 전 고치는 데 쓴 돈이다. 경남포스트 제공
2020년 긴급 보수·설계 계약(단위: 억원). 뜯기로 결정하기 전 고치는 데 쓴 돈이다. 경남포스트 제공

그리고 같은 해, 서울시는 이 다리를 뜯기로 했다.

의회 검토보고서가 원인을 적었다

2020년 9월 2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는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했다. 안전총괄실이 「서소문고가 개축」 명목으로 4억 원을 신규 편성한 건이었다. 기본설계와 설계감리 예산이었다.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사업 필요성을 설명한 뒤 이렇게 적었다.

"이처럼 서소문고가가 서울시의 유지관리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 D등급이라는 낮은 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는 서울시가 시정 역점사업으로 2008년에 시행한 고가시설물 경관개선사업에 따라 서소문고가 외부를 감싸듯 덧씌운 알루미늄 외장재로 인해 그동안 통풍과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시가 기존 도시기반시설물에 새로운 시설을 추가하는 사업들을 추진함에 있어 추후 유지관리 부분 등을 간과할 경우 기존 시설물에 대한 손상 유발은 물론 막대한 예산낭비를 초래하는 등의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고 매우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의원 발언이 아니라 위원회의 공식 검토보고서다. 2007년 예산 심사에서 나왔던 질문, 외장재를 붙이면 점검이 되겠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 13년 뒤 이 문장으로 돌아왔다.

같은 회의에서 교량안전과장도 같은 진단을 내놨다.

"2008년도에 아마 저희 시에서 스트리트 퍼니처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도시의 미관을 향상하는 사업으로 거기에 알루미늄 패널을 설치한 바 있습니다. 전문위원 검토의견에 나온 것과 같이 그것이 이 교량을 노후화되게 하는 데 많은 일조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같은 답변에서 그는 이 다리가 2005년부터 통행이 제한돼 왔다는 것, 그리고 2016년 검토에서 존치 대상이었다는 것도 함께 밝혔다. 앞서 인용한 2016년 존치 결론도 이 답변의 일부다. 그 직전 답변에서는 이 다리가 서울시가 가진 일반 고가교량 중 다섯 번째로 오래된 교량이라고 했다.

왜 진작 뜯지 않았나

한 의원이 물었다. 「2016년도에도 용역을 줘서 이것을 존치를 해야 된다고 결론이 나 있었어요. (…) 그런데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다시 신축을 해야 된다」는 것이 질문의 요지였다.

안전총괄실장의 답은 이랬다.

"안전진단결과 D급이 나왔습니다. 이런 구조물은 사실 진즉 철거를 해야 될 대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철거를 못하고 있는 이유는 지리적인 한계, 여러 가지 현장여건이 그렇습니다. 의주로하고 경의선이 있습니다. 거기가 인접해 있어서 만약에 철거했을 경우에는 교통신호처리부터 해서 교통처리계획에 문제가 있고요. 두 번째로는 만약에 고가를 철거하고 지하로 할 경우에는 지금 지하에 2호선이 다니고 있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다리 아래로 경의선이 지나고 그 아래로 지하철 2호선이 지난다. 이 조건이 2016년 존치 결론의 근거였고, 2020년 철거 결정 이후에는 공사의 제약 조건이 됐다.

의회가 계산한 금액

검토보고서는 사업비를 이렇게 추산했다.

  • 설계비 17억 9,000만 원
  • 철거 후 신설 개략 공사비 291억 원
  • 합계 308억 9,000만 원
  • 공사 중 교통처리를 위한 가교 설치 시 약 70억 원 추가 소요 가능

「대규모 예산투입이 불가피해 보입니다」가 검토보고서의 결론이었다. 같은 회의에서 한 의원은 그 둘을 더해 「무려 378억 9,000만 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지금 예상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2020년 서울시의회 검토보고서의 사업비 추산(단위: 억원). 설계비와 공사비를 더해 308억 9,000만 원, 가교를 설치하면 약 70억 원이 더 든다고 봤다. 경남포스트 제공
2020년 서울시의회 검토보고서의 사업비 추산(단위: 억원). 설계비와 공사비를 더해 308억 9,000만 원, 가교를 설치하면 약 70억 원이 더 든다고 봤다. 경남포스트 제공

남는 것

2008년에 22억 6,000만 원을 들여 씌웠다. 2020년에 14억 5,000만 원을 들여 고쳤다. 그리고 뜯어내는 데 얼마가 들지를 검토보고서가 308억 9,000만 원으로, 한 의원이 가교를 더해 378억 9,000만 원으로 계산했다.

그 계산이 실제 계약에서 어떻게 됐는지, 그리고 뜯어내던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3부에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