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고속버스터미널 옆에는 8층짜리 건물 한 채가 서 있습니다. 2021년 4월 준공 검사를 마치고 창원시가 넘겨받은 문화복합타운입니다. K-팝과 한류 콘텐츠의 거점이 되겠다며 창원시가 유치했고, 한때 'SM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준공한 지 5년이 지난 2026년 7월 현재까지, 이 건물은 한 번도 문을 연 적이 없습니다.

창원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이 건물의 문제는 다른 표류 사업들과 성격이 다릅니다. 마산해양신도시나 진해 웅동1지구가 '짓지 못해서' 문제였다면, 문화복합타운은 이미 다 지어져 시민의 자산으로 등기까지 마친 건물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 지어놓고 못 여는 건물, 창원문화복합타운

무엇이 지어졌고 무엇이 남았는지는 사업의 돈 흐름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2019년 창원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시 감사관은 이 사업의 규모를 직접 낭독했습니다. 총사업비는 4,765억 원, 그 재원이 된 분양수익은 5,968억 원이었습니다. 분양수익의 내역은 공동주택 5,030억 원, 상가 749억 원, 오피스텔 189억 원이었습니다. 아파트와 상가, 오피스텔은 이렇게 시장에 분양돼 나갔습니다.

그 대가로 시민이 받은 것이 문화복합타운 건물입니다. 시행사가 현대건설과 맺은 공사도급계약서상 이 건물과 주차장의 건립비는 806억 원, 사업비표에 계상된 기부채납 예정 가액으로는 1,010억 원이었습니다. 값이 얼마이든, 분양분이 모두 팔려나가는 동안 시민 몫으로 남은 이 건물만 빈 채로 잠겨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준공은 됐지만 알맹이가 없었다

준공이 곧 완성은 아니었습니다. 2021년 준공은 건축법상의 사용 승인이었을 뿐, 내부 전시·체험 시설과 장비, 콘텐츠는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2023년과 2024년 행정사무감사에서 김경희 의원은 이 점을 두 해에 걸쳐 지적했습니다. 창원시가 2021년 준공 처리한 것은 건축물 사용 승인일 뿐 내부 시설 공사는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병목은 3층 뮤지엄이었습니다. 2021년 6월 개관을 목표로 했지만, 이 공간은 콘텐츠 참여사가 기획 설계를 맡고 시공사가 시공하는 구조였는데 둘 사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투자유치단장은 8층까지 다른 공간은 다 됐지만 3층 뮤지엄의 설계·시공 부분에서 의견 차이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6월 개관은 8~9월로 미뤄졌고, 그 목표마저 무산됐습니다.

다 지어놓고 못 여는 건물, 창원문화복합타운

그 뒤 이 건물이 걸어온 길은 개관이 아니라 분쟁의 연속이었습니다. 2022년 3월 창원시는 시행사에 협약 해지를 통보했고, 시행사는 해지 효력을 다투는 가처분을 냈습니다. 2022년 12월에는 창원시 감사관실이 이 사업의 감사 결과를 재판이 진행 중인데도 중간 발표했습니다. 2023년 3월 법원의 화해 권고로 분쟁을 종결하면서 창원시는 시행사에 이행보증금 101억 원을 돌려줬습니다. 2024년 7월에는 운영 주체를 창원문화재단 직영으로 바꿔 넘겼습니다. 그 사이 건물은 계속 닫혀 있었습니다.

"몇 년째 문을 닫아놓고 있다"

시의원들의 발언에는 이 건물을 향한 답답함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2022년 9월 행정사무감사에서 구점득 의원은 소송의 쟁점 금액과 건물 값을 나란히 놓고 말했습니다. "100억을 위해서 1,010억짜리 건물을 지금 몇 년째 문을 닫아놓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감이고"라고 했습니다.

빈 건물은 그냥 서 있기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2024년 6월 시정질문에서 박선애 의원은 "현재 개관이 되지 않은 채 빈 건물로 전기료만 한 달에 수천만 원 나가고 있는 창원문화복합타운"이라고 말했습니다. 준공된 자산이 수익을 내기는커녕, 유지비만 나가는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을 둘러싼 발언은 한두 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창원시의회 회의록에서 이 사업이 언급된 발언은 2018년부터 2025년까지 72건에 이릅니다. 행정사무감사가 53건, 시정질문이 11건, 5분 자유발언이 8건입니다. 다 지어진 건물 하나를 두고 의회가 8년째 같은 질문을 되풀이해 온 셈입니다. 왜 열지 못하는가, 그 사이 시민의 돈은 어디로 갔는가. 그 답을 2부에서 짚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