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해 동안 산에 쓴 돈
경남의 시·군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산림사업으로 맺은 계약은 1만 2,072건, 7,843억 원이다. 조림과 숲가꾸기,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임도 개설, 사방사업, 산사태 복구가 여기 들어가고, 그 사업에 딸린 실시설계·감리 용역도 포함한 수치다. 산림레포츠타운이나 자연휴양림 같은 시설 공사는 성격이 달라 뺐다.
이 가운데 금액의 92.5%가 수의계약이었다. 경쟁입찰로 나간 것은 7.5%다.
계약을 받아 간 곳은 572곳이다.
유형을 가리지 않았다

설계·감리 용역을 뺀 본사업만 유형별로 나눠 본다.
가장 큰 덩어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을 비롯한 산림병해충 방제다. 2,772억 원인데 수의계약 비율이 99.9%다. 조림·숲가꾸기는 1,420억 원에 97.6%, 사방사업은 26억 원에 100%다.
예외라 할 만한 것은 임도다. 2,604억 원 가운데 82.4%가 수의계약이고, 17.6%는 경쟁을 거쳤다. 산사태 복구를 뜻하는 산림재해복구도 395억 원에 76.6%로 상대적으로 낮다.
본사업에 딸린 실시설계·감리 용역은 4,421건 626억 원인데, 금액의 99.8%가 수의계약이었다.
시군을 가리지도 않았다

계약이 100건 이상인 경남의 시·군 열여섯 곳을 놓고 보면, 수의계약 비율은 금액 기준으로 79.5%에서 100% 사이에 모여 있다. 가장 낮은 진주시가 79.5%이고, 통영시와 고성군은 100%다.
어느 시군도 산림사업을 주로 경쟁입찰로 맡기지 않는다. 도시든 군이든 마찬가지다.
갈리는 것은 그 수의계약을 누가 받느냐다. 산림조합이 가져간 몫은 산청군이 71.1%로 가장 높고, 진주시가 12.7%로 가장 낮다. 같은 법 아래에서 다섯 배 넘게 벌어진다.
법이 정한 것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데까지다. 그 뒤는 시군마다 다르다.
의회에서 오간 말
2025년 11월 27일 의령군의회. 김창호 위원장이 산림휴양과장에게 물었다.
"(…) 지금 우리 계약법이 ‘군수가 인정하는 사업은 2천만 원 이상이라도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데가 산림조합뿐이죠? 의령군 산림조합뿐이죠?"
과장은 전제를 받지 않았다.
"그거는 인정하는 그런 게 아니고요. 산림 관계 법령에 산림조합에 줄 수 있도록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법에……"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되받았다.
"줘라 하는 법이 아니고 줄 수도 이거는 의무형이 아닙니다. 권고형 해도 안 됩니다."
법이 맡길 수 있게 해 둔 것과, 맡기라고 시킨 것은 다르다는 말이다. 이 기사가 여섯 해 치 계약 원장에서 확인한 것도 그 지점이다.
위원장은 발주 관행을 문제 삼으며 요구했다.
"앞으로는 의령군 산림휴양과가 지금 산림조합 먹여 살리는 겁니다. (…) 저희들도 조례라든지 모든 부분을 검토해 가지고 2천만 원 이상은 입찰 쪽으로 나가는 방향으로 연구를 하이소."
과장은 조합에 맡기는 이유를 설명했다.
"산림조합에 물론 산림사업 분야에서 저희들 많이 가는 게 있기는 있는데 그거는 오랫동안 경험이라든지 또 공사를 하고 나면은 또 사후관리 문제 이런 데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일반 업체보다는 산림조합이 훨씬 좀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고 저희들도 사실은 도움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위원장이 다시 물었고, 과장이 부인했고, 위원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김창호 위원장 "아니, 산림조합이 이때까지 의령군 산림휴양과에서 나오는 사업 거의 100% 수의계약 다 했는데……"
산림휴양과장 "100%까지는 아닙니다. 다 저희들도……"
김창호 위원장 "최하가 90% 넘습니다. (…) 산림조합에서 우리가 해 가지고 이 일을 자기네들이 할 수 없는 거 하청 줍니다."
계약 원장은 이 다툼에서 과장 쪽에 가깝다. 의령군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맺은 산림사업 계약 324억 5,000만 원 가운데 의령군산림조합이 가져간 것은 67억 1,000만 원, 20.7%다. 창녕·창원 등 다른 시군의 산림조합까지 합쳐도 31.2%다. "거의 100%"나 "최하가 90%"와는 거리가 멀다.
다만 조합에 간 67억 1,000만 원은 금액 전부가 수의계약이다. 의령군 산림사업 전체의 수의계약 비율은 86.3%다. 조합이 얼마나 많이 가져갔느냐와, 갈 때 어떤 방법으로 갔느냐는 다른 질문이고, 위원장의 수치는 앞쪽에서 어긋나지만 뒤쪽은 원장과 맞는다.
행정의 설명은 법이다
2025년 12월 2일 통영시의회에서 통영시 행정국장은 수의계약이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 민선 7기와 민선 8기 기관 중 가장 많은 수의 계약 실정은 모 산림조합입니다. 모 산림조합은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특별법, 산림 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지방계약법 등에 근거해서 다수의 수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답변이 가리키는 범위는 통영시의 모든 분야 수의계약이다. 그 범위로 원장을 보면 행정국장의 말이 맞는다. 통영시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맺은 수의계약 1만 7,631건 7,832억 원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곳이 통영산림조합이다. 518건 931억 원으로 금액의 11.9%다. 청소든 도로든 전산이든 모든 분야를 통틀어 한 곳이 열에 하나 이상을 받아 간 셈이다.
범위를 산림사업으로 좁히면 비중은 더 올라간다. 통영시의 산림사업 계약액 597억 원 가운데 통영산림조합 몫이 66.9%다. 통영시의 산림사업은 금액 기준 100%가 수의계약이었다.
행정국장은 이렇게 덧붙였다.
"지난해 경남도 종합감사에서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을 위한 분할 발주 등으로 지적받은 사례는 없었습니다."
이 기사는 이 계약들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산림사업을 산림조합 등에 맡길 수 있도록 한 근거 법률이 있다는 것은 두 시군의 집행부가 밝힌 대로이고, 계약 원장에도 이를 달리 볼 자료는 없다.
남는 것
다만 법이 수의계약을 허용하는 것과, 실제로 열에 아홉을 그렇게 맺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지적받은 사례가 없다는 것은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는 뜻이고, 규정 안에서 무엇을 택했는지는 다른 질문이다.
그리고 여섯 해 사이 이 7,843억 원의 안쪽은 조용히 바뀌었다. 2부에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