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의회가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유지관리 책임이 지방정부에 과도하게 짐지워지고 있다며 정부와 한국농어촌공사에 국가책임 강화를 촉구했다. 나주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집중호우 재해가 상습화되는 상황에서 사회 기반인 농업용수 시설의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았다.

나주시의회가 농업생산기반시설의 국가책임 강화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전남 나주시의회 제공)
나주시의회가 농업생산기반시설의 국가책임 강화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전남 나주시의회 제공)

최정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건의안에 따르면, 최정기 의원은 제안설명을 통해 전국 농업용 저수지 1만 7,047개소 중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시설이 96.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평야 지역의 용·배수로 중 상당 부분이 흙으로 만든 수로에 의존하고 있어 파손과 침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은 더욱 심각하다. 나주시를 비롯한 지방정부가 매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시비를 '공기관 대행사업비' 명목으로 투입하고 있어 전남 시·군 간 지원 규모가 최대 30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방비 투입으로는 결국 작은 부분 수리에 그칠 수밖에 없어 시설 현대화나 펌프장 교체 같은 근본적인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나주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세 가지를 요구했다. 먼저 정부가 농업생산기반시설에 대한 국고 지원을 대폭 늘리고 한국농어촌공사의 유지관리 책임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둘째 관리 주체별 업무를 명확히 하는 '표준 업무분장 기준'과 농업인이 한 곳에서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통합 민원처리체계'를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셋째 긴급한 수선 예산을 확대하고 노후 시설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개보수 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최정기 의원은 현장의 불편함도 강조했다. 관리 부서가 어디인지 불명확해 농민들이 여러 기관을 오가며 민원을 제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비효율을 넘어 농업 현장의 실질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