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공공기관 화장실의 양변기를 절수형 양변기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물 사용 절감 효과를 검증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12일 제407회 경상남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 나선 정규헌 의원(창원9, 국민의힘)은“수도법 개정을 통해 2014년 이후 신축된 건물의 양변기는 절수 등급(1~3등급)을 받은 사용수량 6L 이하 절수형 양변기를 설치하고, 2022년부터는 절수 등급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이행명령과 과태료 부과라는 제재수단도 마련했지만, 실제 우리 생활에서 절수형 양변기가 ‘절수’라는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각 지자체는 신축건축물 허가․신고 및 사용승인 단계에서 건축주가 절수형 변기를 제대로 설치했는지, 6L 이하의 물을 사용하고 있는지 현장 확인을 하지 않고, 사후관리 과정도 없다”고 짚으며 “때문에 세척 불량 또는 막힘 현상이 발생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이유로 건축주나 설비업자는 기기를 조작해 물 사용량을 임의로 늘리면서 무늬만 절수형 변기가 만연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의원은 직접 도내 7개 공공기관 건물(경남도의회, 경남도청, 경남교육청,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 경남대표도서관, 상남 늘봄, 창원토월고등학교) 내 변기를 무작위로 선택해 3회 사용수량 평균을 낸 결과를 공개했다. 기관의 선정 기준은 절수형 양변기 설치 의무화가 이뤄진 2014년 이후 신축되거나 화장실 개보수가 이뤄진 공공기관 중 경남도의회에서 거리상으로 가장 가까운 건물이라고 정 의원은 밝혔다.
이들 기관에 대한 측정은 환경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물순환협회의 도움으로 이뤄졌으며, 밸브를 1회 누른 뒤 변기에서 배출되어 외부로 나가는 물의 양을 유량계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정 의원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6L 이하’ 기준을 충족한 기관이 한 곳도 없었다. 6곳의 기관에는 ‘절수설비 등급표시’가 없었고, 3곳의 기관은‘실측불가’ 판정을 받았다.
‘실측불가’는 변기 구조상 유량계로 측정이 불가능한 후레쉬 밸브형 변기일 경우 도출되는 결과로, 업계에 따르면 통상 13~15L의 물이 쓰인다고 정 의원은 밝혔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다른 공공기관이라고 해서 결과가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기관이 기준치 이상의 물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의원은“절수형 양변기 의무설치 대상이 아님에도 경남도청과 경남도의회를 측정 기관으로 정한 데에는‘행정’과 ‘자치’를 구현하는 최고 기관으로 두 기관에는 도의적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하며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공공의 선언적 의미의 절수설비 도입으로 인해 절수설비에 대한 민간의 접근이 쉬워지는 단계가 도래할 때 수자원 보호와 탄소중립으로의 본격적인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며 절수형 설비 도입에 공공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절수형 양변기 사용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절반에 이를 경우 연간 3억3400만t(톤)의 물이 절약된다. 이는 팔당댐 1개 반 정도에 가득 찬 물과 맞먹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환경부가 권장하는 물 절약 업체와 사용자가 계약을 체결해 업체는 기관에 절수형 설비를 설치해 주고 계약 기간 동안 절약되는 수도요금만큼을 기기 공급 및 설치비로 회수해 가는 ‘와스코(WASCO)’ 사업을 언급하며, 경남도와 경남교육청 산하기관이나 직속기관, 각급 학교의 양변기 일부를 절수형으로 교체해 그 효과성을 검증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해 볼 것을 제안했다.
[경남포스트] 정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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