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특례시의회(의장 손태화)는 25일 제14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미나 의원(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한미 통상협상 농축산물 수입 확대와 비관세 장벽 완화 반대 건의안’을 표결로 채택했다. 건의안은 한미 통상협상 국면에서 농업 분야가 양보 카드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건의문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허용 △쌀 저율관세할당(TRQ) 확대 △유전자 변형 작물(GMO) 수입 규제 완화 △과일류 검역 완화 등에 명확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회는 이 같은 조치가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 식량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30개월령 미만 소고기 수입은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필수적 조치”라며 “유전자 변형 작물의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쌀 수입 확대는 농민 생존권을 위협하고 식량 안보를 훼손한다”며 “과일류 검역 완화는 병해충 유입 위헙 증가와 국내 유통 질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요구는 여야 정치권과 농업 단체가 잇달아 “농업을 협상의 제물로 삼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흐름과 맞물린다.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취지의 성명을 냈고, 조선일보·조선비즈 등은 쌀·쇠고기, 비관세 장벽 완화 등이 막판 협상 카드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쌀 문제는 제도적 한계가 뚜렷하다. 한국은 WTO 협정에 따라 연간 40만8700t을 TRQ로 5% 관세에 들여오고, 그 외 물량에는 513% 관세를 매긴다. 2020년부터 미국·중국·베트남·태국·호주 5개국에 국가별 쿼터(CSQ)를 배정했으며, 올해 미국 몫은 13만2304t(32.4%)이다. 단기간에 미국산 쌀만 늘리려면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의회는 이날 제14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미나 의원(비례대표)이 대표로 발의한 ‘한미 통상협상 농축산물 수입 확대와 비관세 장벽 완화 반대 건의안’을 표결을 거쳐 채택했다. (창원특례시의회 제공)
의회는 이날 제14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미나 의원(비례대표)이 대표로 발의한 ‘한미 통상협상 농축산물 수입 확대와 비관세 장벽 완화 반대 건의안’을 표결을 거쳐 채택했다. (창원특례시의회 제공)

30개월령 소고기 논란은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재점화 조짐을 보인다. 한국은 당시 위생조건 개정 후 17년간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쇠고기만 들여왔고, 이는 국제통상법적으로도 식품 안전을 위한 정당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은 최근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이 제한을 문제 삼으며 완화를 요구해 왔고, 축산단체들은 “불공정 압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GMO·LMO(유전자변형생물체) 수입 안전성은 여전히 사회적 논쟁거리다. 소비자단체들은 “GMO 완전표시제”를 요구하며 알권리·선택권 보장을 촉구했고, 언론과 학계 일부는 “인체 위해성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병기한다. 그럼에도 국내엔 연간 1,000만t 안팎의 LMO 원료가 들어오고, 최근엔 감자 등 신규 품목 도입을 둘러싼 논쟁도 불거졌다. 

과일류 검역 완화는 병해충 유입 위험과 직결된다. 현재 사과 등 일부 품목은 동식물 위생·검역조치(SPS)로 수입이 금지돼 있고, 검역본부는 실제 검역 과정에서 유해 병해충을 적발해 차단하고 있다. 완화 시 지역 농가 피해뿐 아니라 국내 유통 질서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도 21일 동일한 내용의 건의문을 원안 채택했으며, 지역 농정 현안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창원시의회의 이번 결의는 도 단위 의회 움직임과 보조를 맞춰 중앙정부 협상팀에 압박을 가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5일 예정된 한미 통상협의에서 쌀·소고기를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하고, 대신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 연료용 농작물 수입 확대 카드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협상 ‘슈퍼위크’ 동안 어떤 교환 조건이 등장할지는 불확실해 지방정부·의회 차원의 선제적 경고가 계속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단기 성과보다 국민 안전과 농업 기반 유지를 우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나 규제 완화가 협상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