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가 23일 노후 토목구조물 해체공사의 안전 기준 마련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최근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를 계기로, 토목구조물 해체 관련 법령과 제도의 구조적 공백을 지적한 것이다.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가 노후 토목구조물 해체공사의 안전 기준 마련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서울특별시의회 제공)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가 노후 토목구조물 해체공사의 안전 기준 마련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서울특별시의회 제공)

도시안전건설위원회가 문제 삼은 것은 건축물과 토목구조물 해체의 관리 체계 격차다. 현행 건축물관리법은 해체계획서 작성과 기술자 검토를 의무화하고, '건축물 해체계획서의 작성 및 감리업무 등에 관한 기준'을 통해 해체 방법, 감리자 지정과 교육 등을 상세히 규정한다. 반면 교량 같은 토목구조물은 건설기술 진흥법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작업계획서와 안전관리계획서를 작성하도록만 규정할 뿐, 해체설계의 세부 작성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 같은 제도의 공백은 실무에서 여러 문제를 낳는다. 해체에 필요한 공정과 물량을 사전에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렵고, 고난도 공사에 대한 비용 산정 기준이 없어 적정 공사비 반영에 한계가 생긴다. 또한 토목구조물 해체 현장에서는 일반적인 건설사업관리기준만 적용될 뿐 해체의 특수성을 반영한 전문 감리 배치와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1970~80년대 고도성장기에 대규모로 지어진 도로, 교량, 철도 등 주요 기반시설의 노후화로 보수와 교체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이 같은 제도적 공백은 더욱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다. 박칠성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구로4)은 "지방자치단체의 현장 감독 노력만으로는 상위 법령과 지침의 근본적인 공백을 보완하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위원회가 요구하는 개선사항은 세 가지다. 첫째, 토목구조물 해체설계의 세부 작성 기준을 마련하고, 둘째, 해체공사 표준품셈을 정비하며, 셋째, 토목구조물 해체 전담 감리 자격 기준을 신설할 것이다. 이를 통해 노후 토목구조물 해체공사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채택된 건의안은 제339회 임시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국토교통부에 이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