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소속 이열 의원(국민의힘, 연제구2)이 전재수 시장의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 추진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업이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으면서도 "중단한 것이 아니다"라는 설명을 하고 있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의 순서가 뒤바뀌어 있으며, 선거 공약과 취임 후 태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를 촉구했다.

이 의원이 확인한 현황에 따르면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의 상황은 심각하다. 2026년 4월에 사업을 위해 배정된 국비 예산이 현재까지 1원도 집행되지 않았으며, 처음 예정되었던 설계 계약 절차도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는 사업이 실질적으로 멈춰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시장과 시 행정부의 설명은 다르다. 지난 7월 제338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전재수 시장은 "현재 행정적으로 중단한 것이 없다"고 답변했고, 부산시 체육국장은 "잠시 멈춰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러한 설명들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행정절차와 예산 집행은 멈춰 있는데 시민에게는 중단이 아니라고 설명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행정이라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정책 수립 절차에서의 순서 뒤바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부산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결정하는 민주적 절차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 지난 9월 7일 2026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체육국장은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간담회는 9월 말에서 10월 초, 시민간담회는 10월 초에 개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전재수 시장은 최근 여러 자리에서 "9월 안에 정리해 발표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시민의 의견을 먼저 듣고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맞는 절차인데, 현재는 결정을 먼저 하고 나서 시민 의견을 형식적으로 듣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선거 공약과 현실의 괴리도 도드라진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소속의 서지영, 주진우, 조승환 의원은 지난 9월 7일 전재수 시장이 후보 시절에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재임할 때 사직야구장 재건축 예산을 증액시켰고, 북항 돔야구장 건립을 위한 검토를 완료했으며 관계기관과 협의도 진행했다"고 주장했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의원은 "선거 당시에는 '내가 예산도 늘리고 협의도 모두 마쳤다'며 성과를 강조했으나, 시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사업을 멈춰 놓고 '중단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태도 자체가 시민들이 느끼는 행정의 신뢰성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후 시설의 안전 문제도 긴급하다. 지난 8월 14일 경기 중 선수가 타구에 맞아 쓰러지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외야 출입문이 적절히 열리지 않아 구급차의 진입이 지연되는 일이 있었다. 지난 8월 30일 강한 폭우가 내렸을 때는 관중석 주변 통로가 물로 가득 찬 상태가 되어 관중들이 고인 물을 밟으며 불안하게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거의 40년이 다 되어가는 야구장의 배수 및 전기설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미끄러짐과 낙상 사고는 물론이고 누전이나 감전으로 인한 2차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직야구장 재건축은 더 나은 관람 환경을 만드는 선택사업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필수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사업의 지연은 지역 상인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사직야구장 인근의 음식점과 소매점, 그리고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에서 일하는 상인과 직원들에게 야구장 재건축과 그에 따른 유동인구는 매출액, 고용, 생활비와 같은 생계의 문제와 같다. 지난 7월에는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의 상인들이 부산시청 앞에서 자신들의 생존권 보호를 호소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의원은 "부산시 입장에서 몇 달은 정책을 검토하는 시간일 수 있겠지만, 상인들에게 한 달은 임대료를 내고 직원의 급여를 지급하고 가족의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절실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현재의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부산시가 네 가지를 즉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첫째, 북항 돔 아레나 사업과 명확히 구분되는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의 추진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다. 예산이 실제로 집행되는 시점, 설계가 언제부터 진행될지 등 구체적인 행정절차를 포함해 시민과 의회에 공개해야 한다. 둘째, 정책 결정과 시민 의견 수렴의 순서를 바로잡을 것이다. 시장의 '9월 발표'와 '10월 시민간담회' 사이의 시간적 모순을 해명하고 시민의 의견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셋째, 사업이 지연됨에 따라 연제구와 동래구 일대 소상공인이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상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협의 기구를 만들 것이다. 넷째, 구급차의 진입 경로와 출입문 개방 체계, 관중석과 통로의 배수 상태, 전기설비의 누전 및 감전 위험, 미끄러짐과 낙상이 우려되는 구간 등을 포함하여 사직야구장의 응급 및 재난 대응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이다.
이 의원은 "더 이상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행정 언어로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며 "사직야구장에 대한 질문에는 사직야구장의 답을 하고, 북항에 대한 질문에는 북항의 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사직야구장 재건축의 분명한 계획과 정상 추진 일정을 시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