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회 장병국 의원(국민의힘·밀양1)이 24일 국가재정 배분구조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대정부건의안을 발의했다.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병국 의원이 특별회계와 기금 증가로 인한 지방재정 악화를 지적하며 국가재정 배분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발의했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장병국 의원이 특별회계와 기금 증가로 인한 지방재정 악화를 지적하며 국가재정 배분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발의했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장 의원이 제기한 핵심 문제는 특별회계와 기금의 급격한 증가다. 2026년 정부 예산안에서 이 둘을 합치면 342조 6천억 원으로 국가 총지출의 47.1%를 차지한다. 최근 5년 사이 특별회계와 기금의 증가액이 같은 기간 일반회계 증가액의 약 2.4배에 이르렀다. 올해 8월에는 반도체특별회계 설치 근거까지 마련됐다.

배분의 투명성 부족이 또 다른 문제다. 일반회계와 달리 특별회계와 기금이 어떤 기준과 원칙에 따라 배분되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게 의원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AI 등 국가 전략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수도권과 일부 권역에 집중되면서, 영남권 배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역 재정 곤란은 심각하다. 정부가 국비공모사업과 국고보조사업을 늘리면서 지방정부는 국비 확보 경쟁에 내몰려 있다. 선정되더라도 높은 매칭 예산 부담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경상남도의 경우 국고보조사업 매칭 예산이 2014년 6,054억 원에서 2025년 1조 2,690억 원으로 1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 자체사업 비중은 8.3%에서 5.5%로 축소됐다. 사회복지 예산 비중이 35.2%에서 42.1%로 늘어나면서 도 재정이 중앙정부 사업의 매칭 재원으로 소모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장 의원은 "지방정부 재정이 중앙정부 사업의 매칭 재원으로 소모되면서 지역이 스스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의한 건의안에는 특별회계 및 기금의 재정 편중 방지를 위한 배분구조 재정립, 지역별 배분기준과 결과의 투명한 공개, 국비공모사업과 국고보조사업의 매칭제도 전면 재검토 촉구가 담겼다.

"국가재정은 특정 권역 발전을 위한 수단이어선 안 된다. 공정성과 균형발전, 지방분권이라는 단단한 기초 위에 정립돼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건의안은 9월 9일 기획행정위원회 심사와 17일 본회의 상정을 거친 후 대통령실, 국회, 국무총리실, 재정경제부, 행정안전부, 주요 정당 대표, 경상남도지사에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