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경기, 인천 등 지방정부들이 잇따라 비상재정을 선언하는 가운데, 경남도의회 장병국 의원(국민의힘·밀양1)이 지방재정 악화의 근본 원인을 규정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9일 상임위를 통과한 건의안에서 장 의원은 중앙정부의 국고 편성 구조 전환을 촉구한다.

장병국 의원이 중앙정부의 국가재정 배분구조 개편과 지방이 주도하는 '역제안' 사업 방식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발의했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장병국 의원이 중앙정부의 국가재정 배분구조 개편과 지방이 주도하는 '역제안' 사업 방식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발의했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장 의원은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이 악화하는 이유로 국가기금과 특별회계 증가에 따른 중앙 예산의 쏠림 현상을 지목했다. 정부 총지출 중 기금과 특별회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47.1%에 이르면서, 지방이 자체사업을 펼칠 여유재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또한 중앙정부가 기획한 사업에 지방이 예산을 맞춰야 하는 국비공모와 국고보조사업 확대도 문제로 삼았다.

더욱이 반도체 호황 등으로 인한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으로 먼저 적립하고 이를 제외한 금액으로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지자체들의 재정 자율성이 더욱 침식되고 있다. 경남도 역시 추경에서 3천억원대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정도로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지방의 자유재원 비중은 74.1%에서 64.9%로 9.2%포인트 하락했고, 같은 기간 국고보조금은 연 8.27% 증가해 자유재원(5.68%)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장 의원은 '국가재정 배분구조 재정립을 통한 지방재정 자율성 강화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다. 건의안은 기금 편중을 막기 위한 국가재정 구조 개편, 지역별 배분기준과 결과의 투명한 공개, 국비공모사업과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매칭 제도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 장 의원은 "기금은 정부가 정한 분야와 사업을 중심으로 배분되는 '꼬리표' 달린 재원이고, 지방교부세는 지방정부가 지역실정과 지역의 우선순위에 맞춰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일반재원이기 때문에, 기금이 늘고 교부세가 줄어드는 것은 예산의 증감 문제보다 지방재정 자율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장의 목소리와 주민의 실제 수요를 가장 잘 아는 지역이 스스로 필요한 산업과 정주여건, 복지모델을 기획해 중앙에 '상향식 역제안'하고, 중앙은 이를 심의해 쪼개기식이 아닌 포괄적 다년도 예산으로 승인·지원하는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의안은 17일 경남도의회 제436회 4차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본회의 의결을 거친 후에는 대통령실, 국회, 국무총리, 재정경제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등에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