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는 9일 열린 제3차 회의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철회를 요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의결했다. 이경재 위원장(국민의힘·창녕1)이 대표발의한 이 건의안은 농어업인들의 생존권 위협에 대한 우려를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제출되었다.

경상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가 9일 CPTPP 가입 추진 철회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통과시키며 농어업 피해에 대한 정부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보호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경상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가 9일 CPTPP 가입 추진 철회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통과시키며 농어업 피해에 대한 정부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보호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경상남도의회 제공)

CPTPP는 일본, 호주, 캐나다, 베트남, 영국 등 12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기존 11개 국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농축수산 분야의 관세 철폐 수준은 96.3%에 이르고, 수산물 시장 개방은 99.4%에 달한다. 정부는 최종 가입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농어업 업계는 이를 가입 절차의 초기 단계로 해석하고 있다.

농어업 현장의 우려는 객관적인 경제 자료를 바탕으로 제기되고 있다. 2022년 공개된 정부 공청회의 타당성 분석에서는 CPTPP 가입 이후 15년 동안 농업 생산액이 연간 평균 853억 원에서 최대 4,400억 원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의 추정이 최근의 생산비 증가, 이상 기후 현상, 신규 회원국 추가 등 변화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2026년을 기준으로 정밀한 영향 분석과 품목·지역·경영규모별 세부 피해 규모를 공개한 후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산비 증가, 기후 불확실성, 농어촌 인구 감소 등 이미 처한 어려움 위에 추가적인 시장 개방까지 감당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입장이다. 특히 경남은 전국 농수산물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영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2024년 데이터에 따르면 경남은 전국 딸기 생산량의 42.5%, 마늘의 33.2%, 양파의 23.4%를 담당하고 있다. 수산물 부문에서는 굴 생산의 약 79%, 가리비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남연구원이 2022년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CPTPP 가입 시 경남 농축산업의 생산액이 향후 15년간 연평균 최대 334억 8,000만 원 감소할 수 있다. CPTPP의 검역·위생 규범 변화로 신선 사과, 배, 복숭아 등의 수입이 증가할 경우 현재의 피해 규모보다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수산 분야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폐지로 일본산 가리비 등 수입 수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하면 국내산 수산물의 지가가 하락하게 된다. 이는 통영, 거제, 고성, 남해 등 해안 지역의 양식 어가뿐 아니라 가공과 유통을 담당하는 연관 산업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장은 과거 FTA 체결 과정에서 다른 산업이 이익을 얻는 동안 농어업인과 농촌 지역사회가 손실을 부담해 왔다며, 이번에는 농어업인을 단순 설득 대상이 아닌 정책 결정의 동등한 참여자로 대우하고 현장이 수용 가능한 지원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의안은 두 가지 사항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하나는 농축수산업의 희생을 전제하는 CPTPP 가입 검토 및 관련 절차를 중단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농축수산업에 미칠 영향을 품목, 업종, 지역, 경영규모 등 다각도에서 정밀하게 분석해 결과를 공개적으로 공개할 것이다.